두뇌 없는 분열의 대표 사례 중 하나는 마리화나 합법화이다. 뉴욕주는 2021년부터 마리화나를 합법화했으며, 2025년 현재 연방의 절반에 가까운 주들이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대중적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마리화나 사용을 정상화하려는 일련의 시도는 정치 지도층의 윤리적 지도력 상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오늘날 엘리트들은 도덕적 규범의 마지막 흔적마저 무너뜨리려 하며, 가장 약하고 취약한 이들을 자기파괴적 행위 속에 방치하고 있다.
뉴욕을 비롯한 여러 주들은 단순히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 생산과 유통을 장려하는 데 공공자금을 사용하고 있다. 스티븐 말랑가(Steven Malanga)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국가 보조금을 받는 마리화나 산업의 황금기”)에서 지적했듯, 뉴욕주는 지역 전문대학생들에게 마리화나 재배, 마케팅, 유통을 교육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배정하였다.
메릴랜드주는 역사적으로 흑인들이 다닌 대학에 마리화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을 일종의 ‘보상정책’이라 말한다. 일리노이주의 주립대학들은 “응용 대마초학”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마리화나 장려 정책은 사회의 최하층부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 말랑가는 “연소득 2만4천 달러 이하의 사람들은 9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보다 두 배 이상 대마초를 사용한다”는 최근 갤럽 조사의 결과를 언급했다. 젊은이들 역시 마약 남용에 빠져들고 있다. “19세에서 30세 인구 중 지난 30일간 대마초를 사용한 비율은 2012년 16.6%에서 28.7%로 상승했다.” 2012년은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가 최초로 대마초를 합법화한 해다.
합법화 옹호자들은 어둠 속 마약거래를 근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말랑가에 따르면, “휘트니 이코노믹스(Whitney Economics)의 2022년 연구는 미국 내 대마초 소비량의 75%가 여전히 암시장에서 유통된다고 추정했다.” 합법화는 낙인을 지웠을지는 몰라도, 범죄성을 줄이지는 못했다.
또 다른 주장은 흑인 남성들이 더 이상 “과잉 수감”되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이는 저소득 흑인 공동체에 큰 피해를 준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그러나 합법화는 큰 대가를 낳았다. 대마초 사용 장애는 알코올 중독과 유사한 심각한 질환이다.
“2023년 마약사용 및 건강에 관한 국가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5세 사이 흑인 청년 중 5분의 1 이상이 이 장애를 겪고 있다.” 뉴욕주 중독 서비스청에 따르면, 주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흑인 성인이 마리화나 치료 프로그램 입원의 37%를 차지한다.
지난 35년 동안 미국의 지도층은 인터넷 포르노그라피의 범람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온라인 도박 역시 사실상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지도층은 이를 방조했다. 펜타닐 위기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대응이 시작되었다.
보다 근본적인 실패가 있다. 수십 년간 엘리트들은 무지개 깃발을 휘두르며 “가부장적 가족”의 해악을 강단에서 설파했다. 『뉴요커』는 다자연애(polyamory)에 대해 경탄 어린 시선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그 와중에 미국 도시 곳곳에서 노숙자 촌락이 암세포처럼 번지고 있다.
나는 확신하건대, 그 노숙자들 중 온전한 가정 출신은 극소수이며, 가정폭력과 학대에 대한 끔찍한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상층부는 전통적 규범의 파괴를 주도했고, 그 대가는 사회적 약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다.
올봄 말, 샬럿 교구는 격변에 휩싸였다. 5월 23일, 교구장 마이클 마틴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2021년 교황 교서 ‘전통의 수호자 Traditionis Custodes’의 이행을 완료하겠다는 명목으로 새 전례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통 라틴 미사(구 라틴 전례)는 모든 본당에서 금지되고, 단지 노스캐롤라이나 주 무어스빌(Mooresville)에 새로 설치될 경당에서만 허용된다는 것이었다.
샬럿 교구 역시 미국 내 다른 많은 교구들처럼 젊은 신자들을 중심으로 전통 라틴 미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었다. ‘Traditionis Custodes’ 발표 이후, 교구 내 여러 본당들이 로마에 라틴 미사 유지 허가를 요청했고, 로마는 이를 허가해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틴 주교의 일괄적인 전통 전례 금지 명령은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여론이 들끓자, 마틴 주교는 잠정 유보를 선언하며 90일의 시행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마틴 주교는 새로 부임한 인물로, 작년 이맘때 착좌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미 교구민들이 필요로 한다고 여기는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왔다. 부임 첫 해 그는 새로운 전례 지침 문서를 작성했는데, 여기에는 성체를 모실 때 무릎 꿇는 신심을 북돋는 성제대 난간(altar rail)의 사용 금지가 포함되었다.
성제대 난간뿐만이 아니다. The Pillar의 보도에 따르면, “마틴 주교는 로마식 전례복 착용, 제대 십자가와 촛불 사용, 라틴어 전례 언어 사용, 사제의 전례복 착의 기도 낭송 금지 등 일반형 전례에 관한 더 광범위한 제한을 고려했다”고 한다. 마틴 주교는 거룩함의 징표를 일체 제거하려는 듯하다.
다행히도, 교구 사제평의회와 교구청 인사들은 주교에게 전통에 대한 ‘성전’을 벌이는 것이 어리석은 결정임을 납득시켰다. 전통으로의 회귀는 미국 가톨릭 교회의 보편적 흐름이다. 이번엔 물러났지만, 마틴 주교는 자신이 받은 ‘영적 직관’에 확신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이다. 그는 무분별한 전례적 평범화를 추진하다 한 발 물러섰지만, 그가 얼마나 오래 인내할지는 미지수다.
반(反)전통적 열정에 더해, 이 새로운 주교는 자신의 권위를 향한 지나친 애착까지 드러낸다. 올해 1월, 교구 내에서 익명의 서신이 유포되었는데, 그 내용은 “자의적 세부 간섭”과 “전제적인 방식”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었다.
마틴 주교는 또한 공적 자리에서 자신을 부각시키는 데 열심이다. 교구 소식지와 행사에서 울려 퍼지는 메시지는 언제나 “마틴 주교님! 마틴 주교님! 마틴 주교님!”이라고 내 소식통은 전했다.
불행하게도, 마틴 주교는 전례 전통주의자들과 동일한 이념적 구조를 갖고 있다. 그는 새로운 미사를 부정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의심하는 일부 전례 전통주의자들의 거울상이다.
그리고 많은 이념가들처럼, 그는 반대자들을 짓밟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는 고전적인 교회직 권한의 남용 사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