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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38 |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보도한 북한 텔레비전 연속극 은 "1950년대 중엽 농업협동화를 주제로 한 걸작 의 현대판 명작"으로 자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과거 농촌 집단화의 ‘성공 신화’를 미화하고, 북한 당국의 정치적 목적에 봉사하는 선전물로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먼저, 이 드라마는 "농업협동화"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현재 북한 농촌의 참담한 현실을 외면한 채 1950년대식 집단주의 서사를 반복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이 겪고 있는 식량난과 농업 생산성 저하, 만성적인 비료 및 기자재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반성 없이, 허구적 과거를 포장해 당의 권위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특히 "신인배우들에게 대담하게 역을 맡겼다"는 점을 강조하며 드라마의 창의성과 진정성을 부각시키려는 시도는, 실제로는 열악한 문화 인프라와 제작 환경, 그리고 정치적 검열로 인해 정상적인 예술 창작이 불가능한 체제의 현실을 가리기 위한 미화에 지나지 않는다.
배우들이 연기를 통해 "작품의 종자를 살렸다"는 표현도 마찬가지다. 그 ‘종자’가 결국 당의 이념과 구호라는 점에서, 은 예술이 아닌 선전 도구로서 기획되고 소모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주인공인 리당비서와 분조장, 그 가족들로 구성된 인물들은 전형적인 ‘모범적 혁명가족’ 서사에 불과하다. 이들은 현실의 농촌 주민이 겪는 고난과 이탈, 불신, 빈곤의 문제를 반영하기보다는, 당과 수령에 충직한 ‘이상적 인민상’을 반복적으로 제시한다.
이는 문화예술이 삶을 직시하는 창이 되어야 한다는 보편적 기준과는 거리가 먼, 체제 유지용 선전극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은 과거의 허구를 반복하며, 주민들에게 현실을 직시할 기회마저 박탈하는 ‘예술로 포장된 정치 구호’일 뿐이다.
북한 정권이 진정으로 농촌과 주민을 위한다면, 가짜 명작을 양산할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과 정책적 전환에 나서야 한다. 과거를 미화하는 드라마로는 미래를 열 수 없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