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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약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유럽, 특히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정체불명의 신종 마약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 물질의 정체는 ‘니타진(Nitazene)’이라는 중국산 합성 아편류(opioid)였다.
그 치명성은 기존 펜타닐의 5배에 달하며, 단 0.4mg의 흡입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지옥의 분말’로 불린다.
스코틀랜드, 유럽 내 마약사망률 1위
55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스코틀랜드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높은 약물 과다 복용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5년 3월부터 5월까지 마약과 관련된 의심 사망자는 312명에 달하며, 이는 전 분기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현지 보건당국은 이에 대해 "합성 마약의 확산에 따른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라며 긴급 경보를 발령했다.
‘펜타닐인 줄 알았어요’… 생과 사를 넘나든 여성의 고백
런던 출신의 41세 여성 티나 해리스는 캠든 지역의 마약 밀매상에게 5파운드에 구매한 마약이 펜타닐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니타진 계열의 마약이었다. 마약 흡입 후 그녀는 즉시 의식을 잃었고, 친구의 날록손 투여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녀는 이후 같은 마약으로 친구 두 명을 구했지만, 반복되는 재활 실패 끝에 "이것은 악마의 함정"이라고 절망했다.
이러한 마약의 진원지는 중국이다. 다수의 니타진 계열 약물은 ‘연구 화학물질’이라는 명목으로 온라인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으며, 프로필 사진에는 젊은 여성의 이미지가, 판매 정보에는 중국 또는 홍콩 상업지 주소와 전화번호, SNS 계정까지 포함돼 있다.
실상은 명백한 불법 마약 거래이지만, 겉으로는 제약 연구 또는 합법적 상품처럼 포장되어 당국의 단속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보조금’?… 의심 받는 중국의 배후
2024년 미국 하원의 ‘중국 공산당 문제 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러한 니타진류 합성 마약을 제조·판매하는 업체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는 국유 독자 투자 기업이 직접 관여하고 있으며, 수만 건의 온라인 광고에서 불법 약물 및 전구체 약물이 노골적으로 홍보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중국은 모든 펜타닐 전구체의 출처"라며, 베이징 당국이 이 불법 흐름을 충분히 차단할 능력이 있지만 정치적 거래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루비오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대중 관세를 철폐하면 펜타닐 문제를 도와주겠다”는 중국의 메시지를 언급하며, 이를 “도덕적 협박”이라고 일갈했다.
유럽, 최악의 마약 시대로 진입
영국 국가범죄국(NCA)은 “현재 영국은 역사상 가장 위험한 마약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합성 오피오이드 확산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1월까지 영국에서만 최소 400명이 니타진 계열 약물로 인해 사망했으며,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타진의 확산은 단순한 마약 문제가 아닌, 국가적 주권과 안보, 글로벌 건강 위기의 문제다. 유럽과 미국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다.
공산당 통제 하에 움직이는 기업들이 합성 아편의 세계 유통을 주도하고 있는 이상, 단순한 국제 공조만으로는 막기 어렵다.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에 책임을 강하게 묻고, ‘디지털 암시장’과 국가 연계 마약 유통망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과 제재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니타진은 또 다른 이름으로 세계를 잠식할 것이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