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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40 |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혁명의 1세들이 피로써 찾아준 조국을 끝없이 사랑하자”는 구호 아래 평안남도 일대의 청년 농장노동자와 광산노동자들의 증산운동을 대대적으로 미화했다.
하지만 이 기사에서 강조된 ‘자발적인 충성’과 ‘청춘의 영웅담’은 체제 선전에 길들여진 왜곡된 현실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노동신문은 천성청년탄광 김혁청년돌격대의 편지를 소개하며, 전국 각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응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전국적 반응’은 과거 수십 년간 반복되어온 북한식 선동 패턴의 재현일 뿐이다.
실상은 사상검열과 조직적 강제 동원을 통해 청년들을 ‘돌격대’로 묶어낸 뒤, 이를 ‘충성의 불길’로 포장해 선전하는 수법이다.
“청년들이 들끓어야 온 나라가 들끓는다”는 김정은의 발언을 기사 도입부에 배치한 것만 보아도, 이 열기는 위에서 내려오는 정치적 명령에 기인한 것이지 개인의 선택이 아니다.
청년 개개인의 삶은 실종되고, 국가가 정한 '증산'이라는 목표를 위해 존재하는 존재로 격하된 것이다.
■ 전 세대의 ‘애국정신’을 강요하는 정치적 감정동원
기사는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애국정신’을 청년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장에서 전세대 청년분조원들과의 상봉을 연출하고, 김일성의 편지에 감격했다는 이야기까지 넣으면서 ‘감성 코드’로 청년의 충성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러한 ‘세대 계승’ 담론은 단지 새로운 청년층에게 역사적 사명을 강요하고, 개인의 미래 대신 국가 권력의 지속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수단이다.
현재 북한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은 농업기계도, 제대로 된 비료도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상적 충성심’ 하나로 버텨야 하는 강제 노동일 뿐이다.
기사는 풀베기 실적이 “3일 만에 1.5배 향상”되었다거나, “정보당 7.2톤”의 수확을 달성했다는 식의 과장된 성과를 열거한다. 마치 전례 없는 농업 혁명이 일어나는 듯한 서술이 이어지지만, 실상은 북한 내부의 심각한 농업기반 붕괴를 감추기 위한 땜질식 선전이다.
그 ‘기적’의 현장이라 불리는 평남 전야는 여전히 재해성 기후에 취약하며, 과학적 농업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청년들이 뛰어난 농업성과를 냈다는 표현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청년들에게 떠넘기고 ‘충성심’으로 이를 극복하라는 지시에 불과하다.
■ 과학기술로 무장한 청년? 실제로는 기술 격차의 방치
청년들이 “지식형 농업근로자”로 성장하고 있다는 표현 역시 허구적이다. 기사에 등장하는 ‘합리적 작업방법’과 ‘유기질 비료의 과학적 생산’은 대부분 농업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어려운 공허한 구호다.
북한은 인터넷 접근 제한, 실험 기반 교육의 결핍, 국제 농업기술의 차단 속에서 청년들을 과연 어떻게 과학농업 인재로 키우겠다는 것인가?
이러한 허구적 수사 속에서 북한 청년들은 교육의 기회도, 기술 습득의 기반도 없이 ‘전투적 농민’으로 전락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노동신문은 “우리 시대 열혈청춘들의 무비의 돌격기상”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것은 청년들의 ‘의지’가 아니라, 체제가 그들에게 강요한 ‘생존의 조건’일 뿐이다. ‘혁명의 전야’에서 청년들이 이뤄낸다는 ‘기적’은 사실상 국가적 위기를 청년의 노동으로 메우는 고통의 미화에 불과하다.
북한 당국이 진정 청년의 미래를 위한다면, 선전용 구호가 아닌 교육, 기술, 표현의 자유라는 실질적 자산을 보장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청년을 ‘충성의 상징’으로만 삼는 한, 북한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