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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들고 청년들과 행진하고 있는 교황 레오 14세 |
교황 레오 14세가 주례한 ‘젊은이의 희년’ 철야기도가 이탈리아 로마 동부 토르 베르가타에서 성대하게 열리며 전 세계 청년 수십만 명이 평화와 신앙의 정신으로 하나가 됐다.
이번 철야기도는 교황청이 선포한 ‘희년(Jubilee Year)’ 기간 중 가장 역동적이고 감동적인 행사로,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일까지 진행되는 ‘젊은이의 희년 주간’의 정점이었다. 교황은 이날 저녁 헬기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해 열광적인 환영을 받으며 청년들과의 첫 대면을 가졌다.
레오 14세는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영어로 연설하며 소셜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겪는 도전과 고립, 진정한 우정의 필요성, 그리고 복음을 증언하기 위한 용기의 덕목을 차분하면서도 힘 있게 강조했다.
그는 “선한 일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며 “세상을 바꾸는 것은 바로 우정이며, 이 우정 안에 평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행사는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이후 청년들과 함께한 첫 대규모 현장 집회로, 외신들은 이를 두고 “새 교황의 목소리가 세상의 젊은 심장과 직접 호흡한 자리”라고 평가했다.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당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연상케 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은 드럼을 두드리고 노래하며 “가톨릭의 우드스톡”이라 불릴 만한 감동을 재현했다.
하지만 기쁨만이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교황은 이날 기도 중 “로마로 순례하던 청년 두 명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으며, 한 명은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밝히며 장내를 숙연케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망자 중 한 명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여정이 하느님 품 안에서 완성되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희년은 25년 또는 50년마다 한 번씩 교회가 선포하는 은총과 회개의 해로, 이번 희년은 2024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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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청년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교황 레오 14세 |
‘젊은이의 희년’ 주간은 이 기간 중 18세에서 35세 청년 신자들을 위한 특별한 시기로 기획되었으며, 교황은 “이 거대한 모임은 전 세계 교회에 주어진 영광이며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가운데, 로마시는 물차와 물대포를 동원해 청년들의 열기를 식혀주었고, 토르 베르가타의 드넓은 평지는 찬양과 기도, 그리고 환호로 가득 찼다.
레오 14세 교황은 다음날인 3일 오전, 폐막 미사를 집전하며 희년 주간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바티칸 관계자는 “이번 철야기도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혼란한 세계 속에서 젊은이들이 신앙과 공동체의 중심으로 되돌아오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