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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떠나라' 피켓 들고 시위 - 독자 제공 |
중국 내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윈난성 쿤밍에서 한 청년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선 장면이 해외 소셜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다.
8월 7일, 해외 플랫폼 X(前 트위터)에는 쿤밍 항전승리기념당 입구에서 한 남성이 “시진핑 떠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는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 속 그는 흰 티셔츠와 회색 반바지 차림에 안경을 쓴 젊은 남성으로, 양손에 든 흰 바탕의 현수막에는 굵은 검은 글씨로 퇴진 구호가 적혀 있었다. 주변에는 관광객들이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현장에 있던 붉은 완장을 찬 보안 요원은 전기 오토바이로 다가왔지만 즉시 제지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상부에 보고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중국 당국이 사건 관련 정보를 전면 차단한 탓에, 시위자의 신원이나 현재 신변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 청년을 “곤명 용사”라 부르며 찬사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이 민족은 결코 용기가 부족하지 않다”고 했고, 민주운동가 저우펑솨(周锋锁)는 “‘시진핑이 간다’—곤명 용사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년간 중국 내에서 이어지고 있는 ‘고독한 시위’ 흐름 속에서 나왔다.
2022년 베이징 스퉁차오에서 ‘핵산 검사 없이 자유를, 지도자 없는 투표를’이라는 현수막을 내건 펑리파(彭立发) 사건, 2022년 말 ‘백지 운동’에서의 대규모 반정부 구호, 그리고 올해 4월 쓰촨 청두·7월 허베이성 등지의 반공 현수막 시위가 연이어 발생했다.
특히 2024년 7월에는 후난성의 22세 대학생 팡이룽이 스퉁차오 시위를 모방한 현수막과 확성기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고, 올해 7월 허베이의 장치위안은 라이브 방송에서 시진핑을 비판한 뒤 실종됐다.
중국 경제 침체와 사회 불만이 누적되면서, 이러한 개별적 저항은 점차 상징적 사건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록 즉각적인 체제 변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해외 망명 공동체와 인권단체들은 이를 “중국 내 표현의 자유를 향한 미약하지만 끊임없는 불씨”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쿤밍 시위자의 행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러나 ‘곤명 용사’라는 별명과 함께 그의 외침은 검열을 넘어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내 반정부 정서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