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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45 |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5개년계획을 완수한 단위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석탄·광물·철도 부문에서의 ‘혁신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는 계획 경제의 고질적 문제와 현장 노동자들의 과도한 부담, 그리고 실제 통계의 신뢰성 결여를 가리고 있다.
■ ‘완수’라는 표현의 함정
보도에 따르면 일부 탄광과 광산, 철도 기관차 작업반이 조기 목표 달성을 이뤘다고 하지만, 북한의 5개년계획은 현실적 시장 분석이 아니라 당 정치 목표에 맞춰 설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초에 달성 불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량을 ‘전시 체제’처럼 밀어붙이다가, 부분적으로 목표를 조기 달성한 사례만 부각하는 전형적인 선전 패턴이다.
실제 ‘완수’라는 표현 뒤에는 생산 현장의 압박과 사고 위험 증가, 품질 저하가 뒤따른다. 북한은 과거에도 생산량은 높였지만 품질 기준을 무시하거나 불량품 비율이 급증하는 문제를 숨겨왔다.
또한 기사 속 “차광수청년돌격대”나 “영웅소대”와 같은 명칭은 북한 특유의 정치 선동 장치다. 이는 노동자들의 성과를 영웅담으로 포장해 다른 단위에 경쟁 압박을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런 명예 경쟁은 안전보다 속도를 우선시하게 만들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설비의 소모와 인력의 피로 누적을 초래한다.
■ ‘증산’이 아닌 ‘소모전’
은파광산 광명갱이 6월 중순까지 연간 생산 계획을 조기 완수했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인력을 혹사시켜 달성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2만 톤 추가 생산 목표까지 내걸고 “따라앞서기·따라배우기 운동”을 벌이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비현실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전형적 소모전이다.
철도 부문에서 “5.18 무사고 정시 견인 초과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선전 역시 실질적 안전 관리보다 정치적 구호 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철도 차량과 선로 시설은 노후화가 심각하며, 부품 조달과 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운행은 대형 사고 위험을 높인다.
북한이 말하는 ‘5개년계획 조기 완수’는 시장경제 기준에서 보면 부분적, 단발적 성과에 불과하다. 대외무역 제재와 원자재 부족, 노후화된 설비 문제로 인해 전반적 산업 역량은 제자리걸음이다.
그러나 체제 선전 논리에 맞춰 “전면적 국가 부흥”이라는 수사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번 조선신보의 보도는 북한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덮기 위한 전형적인 성과 포장에 불과하다. 실제 산업 현장은 정치 목표 달성을 위해 안전과 지속 가능성을 희생하는 악순환에 놓여 있으며, ‘완수’라는 표현 뒤에는 통계 조작, 노동자 착취, 품질 저하라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