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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47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조선인민군 제124련대가 “혁명군대의 존엄과 명예를 걸고 지방공업공장 건설에서 완벽한 질보장에 주력” 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이 화려한 표현 뒤에는 군을 민간 건설 현장에 투입하는 구조적 문제와 정치적 목적이 가려져 있다.
군의 본래 임무를 왜곡하는 ‘건설 전선’
군대의 본질적 임무는 국가 방위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인민군이 지방공업공장, 살림집, 농장 설비 등 민간 건설에 지속적으로 동원된다.
이는 단순한 전시성 치적 쌓기에 군 인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군사훈련과 전투준비 태세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사회주의건설의 기수’라는 미명 아래 군의 전문성을 희생시키는 셈이다.
‘20×10 정책’과 ‘질보장’의 실체
보도에서 강조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은 김정은 체제의 지역 균형 발전 구호지만, 실제로는 단기간 완공을 위한 속도전과 형식주의를 유발한다.
일별·주별·월별로 쪼개진 실적 보고 체계는 ‘실적 올리기’를 우선시해, 완공 후 유지·보수 부담이 커지는 부실 시공 위험을 높인다.
노동신문은 ‘질보장’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지만, 북한의 건설 현장은 자재 부족과 기술력 한계, 인력 과로가 일상적이다. “건설자재를 극력 절약”이라는 표현은 사실상 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규격 미달 자재 사용이나 임시방편 시공이 불가피해지고, 이는 결국 ‘기념비적 창조물’이라는 선전과 달리 조기 노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충성경쟁으로 변질된 건설현장
“충성의 보고, 완공의 보고”라는 표현은 건설의 목적이 주민 생활 개선보다 정치적 충성 경쟁임을 드러낸다.
따라앞서기·따라배우기·경험교환운동 등은 실제 생산성 향상보다 상호 경쟁과 과잉 동원을 부추겨 현장 노동자들의 피로와 사고 위험을 높인다.
북한의 지방공업공장은 경제성보다 정치 선전에 우선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기념비적 창조물’이라는 수사는 주민 생활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생산거점이라기보다, 김정은 체제 업적 홍보를 위한 무대 장치임을 시사한다.
완공 직후 사진·영상으로는 ‘성과’로 포장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동률 저하와 폐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노동신문 보도는 ‘군의 명예’와 ‘질보장’이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군 인력을 정치 선전에 동원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건설 동원 사례다. 이는 국가 안보와 주민 생활 모두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 체제 유지용 선전 프로젝트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