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제6차 세계국회의장대회에 참석한 북한
  • - 김정은 체제 정당화와 反서방 연대 강화 목적
    - 의회주의 정착 등 정상사회로 위장하려는 의도
  • 북한 박인철 의장 러시아 의원단 단장과 담화
    북한 박인철 의장, 러시아 의원단 단장과 담화

    북한이 국제사회의 각 나라 국민의 대의기관들이 모이는 국제행사에 대표단을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북한 대표단에 대한 보도는 현재 박인철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단장으로 참여했다는 점 외에는 구체적인 이름이나 구성원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북한에는 진정한 대의기관이 없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모두 알고 있음에도 이같은 행사에서 연설까지 한 것은 보다 공세적으로 국제사회에 나서겠다는 신호라고 보여지는데요.

    이번 행사에서 외국의 대표단과의 면담 등을 통해서도 북한당국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대략적으로 파악이 됩니다만, 보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의도와 한계, 그리고 국제사회의 대응이라는 차원으로 북한은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한이 이번 대표단을 파견해서 각국 나라 대표들을 만나고 연설까지 했다구요. 먼저 그 내용부터 한번 살펴봤으면 합니다.

    - 박인철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제6차 세계국회의장대회에 참석했는데요.
    박 의장은 회의에서 연설자로 나서 “제국주의 전횡 규탄”, “자주 발전과 국제적 정의”, “미·한의 핵 전쟁 준비 비판” 등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연방평의회 의장(Valentina Matviyenko), 몽골 국가대회의 의장, 베트남 인민회의 의장, 라오스 민족회의 부의장 등 4개국 의회 지도자들과 면담했구요. 대체적으로 구 사회주의권 나라들과의 면담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들 면담에서는 김정은 체제를 대외적으로 정당화하고 반서방 연대를 강화하는 데 집중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2. 그럼 북한이 이번 세계국회의장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한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이번 참가의 목적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고립된 외교 현실을 ‘정상국가’의 외형으로 위장하려는 전략입니다. 북한도 유엔 회원국이기 때문에 이같은 신분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로는 국제무대에서 체제의 정당성과 생존성을 선전하기 위한 하나의 연출이죠. ‘최고인민회의’라는 이름으로 대표단을 보냄으로써 마치 의회주의가 정착되고 일반 국가들처럼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위장하려는 의도가 있는겁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차 세계국회의장회의에서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차 세계국회의장회의에서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3. 북한이 이번에도 '국제적 정의', '자주적 발전'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요.

    - '국제적 정의'를 외치면서 국내에서는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자주적 발전'을 말하면서 주민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죠.

    이는 전형적인 ‘선전용 용어’들인데, 이를 국제사회의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것에는 조금 달라진 위상들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였음에도 큰 제재들이 없었거든요. 외화도 많이 벌어들였구요. 이런 자신감들이 작용하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자주적 발전 등은 북한이 예전부터 해오던 선전이고 내부의 인권유린이라든지 폐쇄사회의 상황을 정당화하려는 상투적인 선전용어라고 생각합니다.

    4. 러시아, 몽골, 베트남 등과의 양자 접촉이 강조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이번에 접촉한 나라들을 보면 대부분이 구 사회주의권에 속했던 나라들입니다. 북한이 평소 공을 들여왔던 비동맹국가들도 있구요. 이는 실질적 협력보다는 ‘외교 생존의 몸부림’에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러시아와의 접촉은 미국과 서방에 맞서는 반서방 연대를 과시하려는 목적이 큽니다. 김정은-푸틴 간 밀착은 국제질서를 교란시키는 전체주의적 외교 노선의 일환인데 이를 이런 기회로 지형을 넓혀보고자 하는 의중이 있는 것이죠.

    5. 북한의 이러한 외교적 선전 전략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떤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많은 전략들이 있을 수 있겠는데요. 최근들어 북한주민의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좀 느슨해지는 느낌입니다. 이 큼을 북한당국이 적극 활용하는 측면이 있는거구요.
    그래서 ‘형식적 참여’에 현혹되지 않고 북한의 인권 실태와 내부 억압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장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장면 

    두 번째는 ‘의회주의적 포장’에 속지 말고, 그 실체가 독재의 선전도구임을 지적해야 합니다. 북한의 대외 발언과 실제 내부 정책 사이의 괴리를 국제무대에서 지속적으로 폭로해야 되는 것이죠.

    6. 북한의 이번 외교 행보가 향후 국제정세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단기적으로는 북한이 제한된 외교적 공간을 활용해 정권 생존을 꾀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체 없는 외교는 결국 신뢰를 갉아먹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있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등 그 이후에 펼쳐질 국제사회의 대응들이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의도와는 달리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들이 될 수 있습니다.

    핵개발과 인권 탄압이라는 근본 모순이 해소되지 않는 한, 북한은 진정한 외교 주체로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북한당국이 제대로 알아야합니다. 진정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대외 선전이 아닌 내부 개혁과 인권 존중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5-08-10 22:27]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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