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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49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한 ‘조선인민군 대련합부대관하 전술적포병구분대 사격훈련경기’는 표면적으로는 전군의 전투력 점검과 숙련도 향상을 위한 행사처럼 보이지만, 그 실질적 성격은 군사력 과시와 내부 결속을 노린 정치 선전에 가깝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사격훈련경기’라는 비교적 유연한 용어로 포장했으나, 참가 부대는 박격포병 구분대 등 실전 화력을 보유한 전술부대였다.
이는 단순한 훈련을 넘어, 대외적으로 ‘즉각적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와 맞물린다. 특히 ‘국경 너머 군사 깡패 억제’라는 표현은 남한과 미국을 겨냥한 명백한 위협 메시지다.
보도에는 ‘박정천 원수’, ‘리영길 차수’ 등 최고위 군 지휘관들의 참관이 부각됐고, ‘명포수상장’, ‘명포수메달’ 수여 장면이 강조됐다. 이는 군 내부의 충성심 고취와 엘리트 군관의 권위 강화를 위한 권위주의적 의식화 전략이다. 실제 전투능력 향상보다는 정치 충성도를 점검하는 의미가 강하다.
‘주체적 포병전법’과 ‘백발백중’ 같은 표현은 전술적 혁신을 강조하는 듯하지만, 실전성은 검증하기 어렵다.
북한이 말하는 ‘현대전 양상’은 대부분 대규모 포격에 의존하는 구식 전력이며, 첨단 감시·정찰 체계나 정밀유도 무기 운용 능력은 제한적이다. 이는 군사기술 격차를 가리기 위한 상징적 언어에 불과하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통해 “국가 안전과 주권 수호”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국내 경제난과 사회 불만을 외부 위협 담론으로 상쇄하려는 의도가 짙다. 지속되는 식량난, 에너지 부족, 제재 압박 속에서 군사 훈련 보도는 ‘강한 북한’ 이미지를 내부에 심어주는 수단이 된다.
‘경상적인 동원태세’와 ‘부단한 기동·기습전’ 강조는 북한 사회를 상시적인 군사 긴장 상태에 두겠다는 뜻이다. 이는 단지 군사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주민 통제와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를 군사에 집중시키는 체제 유지 전략과 맞닿아 있다. 결국 이는 민간경제의 악화와 사회 인프라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북한의 사격훈련경기는 단순한 군사 연습이 아니라 대외 위협과 대내 결속을 동시에 노리는 정치·심리전의 한 형태다. 군사적 과시가 반복될수록 대화와 긴장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고, 한반도 평화의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