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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49 |
북한 노동신문이 8월 12일자에서 대대적으로 선전한 《백두산정신으로 조선혁명을 끝까지 완성하자!》라는 구호는, 겉으로는 ‘항일투쟁의 정신 계승’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김정은 개인 우상화와 체제 결속 강화를 위한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
기사에서 언급되는 ‘백두산정신’은 실제 역사보다 과도하게 미화된 항일빨치산 서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항일투쟁을 김일성을 ‘수령’으로 중심화한 단일 서사로 재구성함으로써, 다양한 독립운동 세력의 공로를 삭제하고 북한 정권의 정통성을 ‘유일 지도자 혈통’에만 연결시키는 것이다.
이는 역사적 사실의 균형을 깨뜨리고, ‘혁명은 곧 수령의 뜻’이라는 정치 교리를 합리화하는 역할을 한다.
신문은 5개년 계획 완수와 ‘전면적 국가 부흥’을 언급하며 주민들에게 ‘올해 목표 달성’을 독려하지만,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은 제재와 무역 봉쇄, 자연재해, 식량난으로 심각하다. 그러나 기사 속 ‘승리와 영광’의 서사는 실제 민생 문제를 철저히 외면하고, 주민들이 직면한 빈곤과 고통을 ‘혁명 과업 수행의 인내 과정’으로 포장한다.
글 전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는 ‘절대 충성’과 ‘결사 관철’이다.
“수령의 명령지시집행에서는 죽을 권리가 없다.” 이 같은 표현은 주민 개개인의 생명과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정치 지도자의 명령을 ‘생명보다 우선하는 절대 가치’로 강요하는 전체주의적 발상이다. 이는 현대적 국가 운영 원리와 정면으로 배치되며, 비판과 대안을 봉쇄하는 효과를 낳는다.
‘혁명은 단결이고 단결은 승리’라는 논리는 체제 비판이나 다양한 의견을 ‘분열’로 규정하여 억압하는 기제로 작동한다. 특히 ‘일심단결’을 ‘수령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와 동일시함으로써, 정치적 충성심을 주민의 사회적·경제적 기여보다 우선시한다.
이 구호와 서사는 북한이 직면한 국제 고립, 기술 낙후, 인권 문제 해결에 대한 현실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80년 전 항일무장투쟁의 ‘투사 정신’을 현재의 경제 건설과 동일선상에 놓으며, 과거의 전투적 상황을 현재와 억지로 접목시키는 ‘상징 정치’에 머물러 있다.
북한이 말하는 ‘백두산정신’은 항일투쟁의 역사적 가치를 진정으로 기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신화화하여 현재의 경제난·정치적 위기를 가리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화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이는 결국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미래 전략이 아니라, 끝없는 과거 회귀와 희생 강요의 정치 선전일 뿐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