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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51 |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조국해방 80돌을 맞아 수만 명의 당·정 간부, 근로자, 청소년이 백두산에 올라 “혁명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규모 답사 행군’은 혁명 성지 숭배라는 미명 아래 강제 동원과 충성 경쟁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정치 행사에 불과하다.
노동신문이 묘사하는 ‘백두의 칼바람 정신’은 실제로는 항일투쟁의 역사보다 김씨 일가의 권위 강화를 위한 도구로 변질되었다. ‘백두산대학을 나와야 유능한 정치활동가가 된다’는 식의 발언은 충성심을 정치적 능력의 기준으로 왜곡시키며, 인민의 삶을 개선하는 실질적 역량보다 권력에 대한 복종을 우선시하게 만든다.
경제난과 식량난 속에서도 평양건설위원회, 각 도·시·군의 간부들이 현장을 비우고 집단 답사에 동원되는 현실은 심각하다. 이는 ‘혁명전통 계승’이라는 명분 아래 생산과 민생보다 정치 선전이 앞서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일터에서 필요한 지도자들이 산악행군에 매달리는 동안, 공사 현장과 산업 현장은 필연적으로 공백과 지연을 겪는다.
청소년과 학생들까지 장시간의 ‘혁명전적지 답사’에 참여시키는 것은 체력 소모뿐 아니라 특정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제 세뇌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역사와 전통을 배우는 교육이 아니라, 김씨 일가에 대한 개인 숭배와 충성 결의를 강화하는 의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백두산을 오르는 ‘붉은기 행렬’이 매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정작 주민들이 겪는 전력난, 식량난, 의료난에 대해서는 단 한 줄의 언급도 없다. 혁명 성산을 향한 ‘끝없는 흐름’이라는 미사여구는 체제 내부의 위기와 무능을 가리는 연막일 뿐이다.
결국 이번 ‘백두산 신념 행군’은 민생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충성심을 재확인하고 체제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선전 퍼포먼스다. 진정한 혁명정신은 혹독한 산악행군이 아니라, 인민의 굶주림과 고통을 해결하려는 실질적 정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