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52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사회주의제도가 꽃피운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로병 간호, 세쌍둥이 지원, 환자 생일상 차려주기와 같은 미담 사례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기사 속 이야기는 모두 ‘사회주의 제도의 은덕’과 ‘인민적 관심’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북한 체제가 얼마나 기본적 복지와 일상적 돌봄조차 선전 도구로 삼는지가 드러난다.
기본 의료와 식사가 ‘특별혜택’이 되는 현실
리진식 로병이 옥류관 냉면을 받는 장면은 노동신문이 묘사한 대로 ‘눈시울이 붉어질’ 일이 아니라, 기본적인 병원 식사와 영양 보충이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평범한 일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국가가 의료와 식품 공급을 정상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니, 한 번의 특별식 제공이 마치 ‘은혜’처럼 포장된다. 이는 국가의 의무를 감정적인 ‘정성’으로 대체하려는 전형적인 선전 방식이다.
세쌍둥이 가정에 대한 의류·식료품 지원은 표면적으로 훈훈해 보이지만, 실상은 사회안전망 부재를 드러낸다.
정상적인 복지 제도가 있다면 이런 물품과 보양식은 구역당·상점 종업원의 ‘개인적 성의’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사적 ‘헌신’이 아니면 기본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환자 생일상 준비, 국가 책임을 ‘인민 정’으로 포장
료양소에서 환자에게 생일상을 차려준 일 역시 미담으로 포장되지만, 이는 국가가 최소한의 환자 복지마저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현실을 감추는 장치다.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환자의 생일을 챙기는 것은 의료 복지의 부수적 서비스에 불과하지만, 북한에서는 이것이 ‘체제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사례로 왜곡된다.
이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적인 복지·의료·생계 지원을 ‘특별한 배려’로 포장하고, 이를 인민의 ‘충성심’과 체제 선전에 연결한다는 점이다.
북한의 미담 보도는 구조적인 결핍을 가리는 ‘연출된 온정’이며, 주민들이 체제의 비효율과 무능을 문제 삼기보다 ‘은혜에 감사’하도록 만드는 심리전의 도구다.
북한이 진정으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옥류관 냉면 한 그릇이나 생일상 차림을 선전할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안정된 의료, 영양, 생계가 보장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아름다운 이야기’는 감동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의 무책임과 체제의 허약함을 역설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