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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터넷 캡쳐 - 조선신보 53 |
지난 7월 규슈에서 열린 《ALL KYU ONE FES》는 조청(재일본조선청년동맹) 결성 7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130여 명이 모인 행사였다.
표면적으로는 청년들이 모여 “즐겁게 교류하고 힘과 용기를 얻는 자리”라고 포장되었지만, 행사 내용과 메시지를 살펴보면 전형적인 정치·이념 행사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행사는 가무단 공연, 영상물 상영, 게임, 돌가보 대회 등 문화·여가 활동으로 채워졌지만 그 중심에는 조선대학 기숙사 건설 선전과 조청 조직 확대라는 정치적 목적이 놓여 있었다.
단순한 교류가 아니라 “더 많은 청년을 조직에 망라시키겠다”는 발언이 강조된 점은, 이 자리가 ‘축제’가 아닌 조직 충성 맹세의 무대*였음을 드러낸다.
특히 “조청의 대를 이어나가기 위해 교류모임을 조직해나가겠다”는 발언은 자유로운 청년 자치 활동이 아니라, 체제 유지를 위한 후계자 충원이라는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조선신보는 이번 행사가 “최대 동원수를 기록한 실제적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행사 자체의 질이나 청년들의 자발적 참여보다, 얼마나 많은 인원을 동원했는가가 평가 기준이었음을 보여준다.
재일 동포 청년들에게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유로운 삶이 아니라, 동원과 집결을 통한 충성 경쟁이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재일 청년 사회의 따뜻함’이라는 감상담은 반복적으로 기사에 삽입되었지만, 이는 자발적 공감이라기보다는 조직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편집된 선전적 언어에 불과하다.
조청은 결성 70년을 강조하며 “역사와 전통”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세대별 단절과 조직의 쇠퇴가 뚜렷하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인원도 130명에 불과해, 규슈 전체 동포사회 규모에 비하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를 “비약과 혁신의 성과”라고 선전하는 것은, 조직 내부의 위기를 은폐하려는 수사적 과장에 불과하다.
《ALL KYU ONE FES》는 이름만 축제일 뿐, 실제로는 정치적 충성심을 재확인시키고, 후계 세대를 동원하려는 행사였다. 청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기회이지, 체제와 조직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을 강요 당하는 집회가 아니다.
조청의 70년을 기념하는 진정한 의미는 과거의 틀에 얽매인 충성 행사가 아니라, 동포 청년들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