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 가톨릭 89] 바비(Barbie)의 전복적(顚覆的) 탁월성
  • 로이스 맥래치 밀러 s a conservative British commentator on freedom, faith, and family.영국 평론가

  • 바비의 귀환과 문화적 충격

    바비가 돌아왔다. 그레타 거윅(Greta Gerwig)의 상징적 흥행작이 전 세계에서 14억 4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뒤, 마텔 스튜디오, 유니버설, 일루미네이션은 새로운 바비 애니메이션 장편을 제작하기로 계약했다. 아직 공식 개봉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거윅의 영화는 21세기 영화 문화의 이정표가 되었으나, 보수 진영의 반응은 엇갈렸다. 영화 개봉 다음 날, 벤 샤피로(Ben Shapiro)는 “바비 영화 파괴하기 43분”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올려, 이 작품이 ‘각성(woke)’ 선전물이라며 특히 남성성의 실패를 묘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분홍빛 플라스틱 외피 속에서 영화는 남성과 여성이 어떻게 서로를 보완하는지에 관한 심오한 진리를 드러냈다. 이는 각성 문화의 전리품이 아니라, 오히려 미묘하게 전복적이며 성(性)에 대한 보다 사실적이고 고전적인 이해로의 전환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창조의 여명과 ‘모놀리트 바비’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오프닝 장면을 패러디하며 시작된다. 창조의 여명, 어린 소녀들은 장차 어머니가 될 꿈을 꾸며 아기 인형을 안고 미래의 가정을 상상한다. 수천 년 동안 대부분의 여성은 사무실 칸막이보다 가정을 우선시함으로써 의미와 충만을 발견해왔다. 그런데 ‘모놀리트 바비’가 등장한다.

    바비는 어머니가 아니다. 그녀는 영원히 젊고 매혹적인 여성이다. 의상만 바꾸면 슈퍼모델, 대통령, 대법관, 인어공주가 될 수 있다. 소녀들은 인형을 안는 대신 돌에 부숴버린다. “왜 어머니가 되어야 하지? 무엇이든 될 수 있는데!” 그 부서진 인형 조각들 속에서 사려 깊은 관객은 낙태, 피임약, 성해방의 충격 속에 등장한 『섹스 앤 더 시티』식 여성주의를 본다. 여성성의 의미는 영원히 바뀌었고, 소녀들은 “저쪽 잔디가 더 푸를 것”이라고 믿는다.

    바빌랜드와 극단적 여성주의

    영화는 우리를 ‘바빌랜드(Barbieland)’라는 가상의 여성주의적 낙원으로 이끈다. 여성들이 모든 것을 주도한다. CEO, 우주비행사, 정치인 모두 여성이다. 마고 로비가 연기하는 ‘전형적 바비(Stereotypical Barbie)’는 분홍빛 저택에서 파티를 연다. 임신한 바비는 단 한 명뿐인데, 조롱의 대상이 된다. 해설자는 “미지는 바비의 임신한 친구였는데, 너무 기괴하다는 이유로 마텔에서 단종시켰다”고 말한다.

    여기서 켄(라이언 고슬링)은 그저 바비의 장식품에 불과하다. 그는 실패한 남성성의 화신이다. “그녀는 모든 것! 그는 단지 켄일 뿐.” 이 문구가 영화의 홍보 문구다.

    바빌랜드는 극단적 여성주의가 초래하는 파괴를 보여준다. 성평등이 “여성은 남성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극단으로 기울 때, 사회와 가정은 붕괴한다.

    켄돔(Kendom)과 왜곡된 가부장제

    낙심한 켄은 현실 세계 LA에서 ‘가부장제’를 발견하며 충격을 받는다. 그는 이를 바빌랜드에 가져와 ‘켄돔(Kendom)’을 세운다. 바비들은 하녀가 되어 술을 따르고 켄들을 치켜세우며, 진정한 협력이나 유익은 사라진다. 전형적 바비는 “장거리·저책임·형식적 연인”이라는 치욕적인 제안을 받는다. 이는 바빌랜드 최고의 여인에게 최대의 모욕이었다.

    영화는 이를 ‘가부장제’라 부르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이는 흔히 ‘레드필(red-pill)’ 사상으로 불린다. 여성주의가 남성에게 끼친 피해를 폭로한다는 명목으로, 앤드루 테이트(Andrew Tate) 같은 인물들은 여성 혐오적 담론을 선동한다.

    바비의 메시지: 성 대립의 허무함

    마고 로비의 바비는 무제한 여성주의와 반동적 반(反)여성주의 사이에서 두 진영의 오류를 드러낸다. 성(性)을 서로 대립시키는 해법은 결국 남녀 모두를 파멸로 이끈다.

    이는 사회뿐 아니라 가정과 개인에게도 해당된다. 커리어 집착형 ‘걸보스’와 환멸에 빠진 ‘레드필 남성’의 대립은 서구의 혼인율 급락에 일조했다. 영국의 경우, 1991년과 비교해 2021년 성인들의 혼인율은 44% 감소했다. 연구기관 시비타스(Civitas)는 2062년까지 영국에서 혼인이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혼인의 신비와 인간 번영

    인류 역사 대부분에서 혼인은 남녀의 불가분하고 충실한 결합이 가장 안정적인 삶의 터전임을 전제해왔다. 통계도 이를 입증한다. 영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혼인은 고소득보다 더 큰 삶의 만족을 주며, 기혼자는 독신이나 동거보다 행복하다. 가정 안의 아버지는 청소년 빈곤과 범죄를 막는 강력한 울타리다. 기혼 여성은 폭력 범죄 피해율이 현저히 낮으며, 기혼 남성은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든다. 기혼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더 건강한 정신을 유지한다. 모성적 돌봄과 부성적 도전 정신의 균형 속에서 아동 발달은 최적화된다.

    바비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국 전통적 혼인의 진리를 드러냈다. 영화의 교훈은 명확하다. “그녀는 모든 것이 아니고, 그는 단지 켄이 아니다.” 남녀가 함께 번영할 때 사회는 더 건강해진다.

    바비의 선택과 여성의 갈망

    그러나 남성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바빌랜드에서도 주인공 바비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녀가 진정 원하는 것을 꿈꾸는 장면에서, 관객은 CEO나 억만장자가 아니라 어머니와 딸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본다. 이는 육체와 피, 세대 간 돌봄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족적 친교의 신비다.

    결국 바비는 바빌랜드의 플라스틱 여성주의를 버리고 현실 세계에서 참된 의미와 목적을 찾으려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는 산부인과 예약을 위해 왔다고 밝히며, 여성 신체의 생물학적 실재를 긍정한다.

    진리의 방향으로

    새로운 바비 영화가 이 노선을 이어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묻고 있다. “행복의 비밀이 정말로 혼인과 자녀를 희생하고, 기업의 이익을 위해 냉랭한 사무실에 앉아 있는 데 있는가?” 일부 여성은 그 길을 택하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그것은 함정이며 불행의 길이다.

    만일 바비 프랜차이즈가 계속해서 이러한 진리를 드러낸다면, 그것은 전 세계 여성들의 환호를 받게 될 것이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 글쓴날 : [25-08-18 06:59]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 다른기사보기 리베르타임즈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