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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55 |
평안북도에서 진행된 음악무용실화극 《우리 아버지》는 북한 당국이 김정은 개인 숭배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또 하나의 정치극에 불과하다.
노동신문은 이 공연을 통해 “인민을 위한 위대한 어버이의 사랑”을 강조하며 김정은을 재난 속에서도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자애로운 지도자로 미화했지만, 그 이면에는 실제 주민들의 고통과 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철저히 은폐되어 있다.
공연은 김정은이 수해 지역을 직접 방문해 구조 활동을 지휘했다는 설정을 극적으로 부각시키며, 그를 “자애로운 아버지”로 칭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정작 북한 주민들은 매년 반복되는 홍수와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국가 차원의 예방·복구 체계는 극히 취약하다. 공연 속에서 “수재민이 행복을 누린다”는 장면은 실제로는 식량 부족, 위생 문제, 의료 공백으로 고통받는 현실과 철저히 배치된다.
작품에 포함된 무용 《청춘의 기상》, 《우리는 강하다》 등은 모두 당의 부름에 목숨을 바쳐 응답하는 청년·군인상을 강조한다. 이는 재난 극복 과정에서도 체제 충성을 최우선 가치로 강요하는 북한식 동원 논리의 연장선이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재해 안전망과 생활 보장이지만, 공연은 오히려 군인과 청년들의 희생을 미화하여 또 다른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공연 관람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위화도온실종합농장을 기념비적 창조물로 세우겠다”거나 “청년들이 강국의 길을 멈춤없이 가겠다”는 결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며, 실제 농장 건설과 같은 대형 사업들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아닌 강제 동원과 과중한 노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연이 강조하는 ‘어버이의 은덕’은 체제 유지 논리를 정당화하는 정치적 장치일 뿐이다.
이번 공연은 김정은을 인민의 생명과 행복을 지켜주는 지도자로 미화하면서도, 주민들이 겪고 있는 기초적 생활고와 재난 피해의 심각성을 은폐했다. 문화예술이 주민의 위로와 성찰의 장이 되기보다, 권력의 우상화 도구로만 사용되는 북한 현실은 주민들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다.
결국 《우리 아버지》라는 제목이 말하는 ‘아버지’는 인민을 지켜주는 보호자가 아니라, 체제를 위해 주민들의 고통을 미화하는 절대 권력자임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