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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정을 향해 걷고 있는 지미 라이 회장 - 독자 제공 |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홍콩 언론 재벌 지미 라이(Jimmy Lai·77)의 석방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할 것”이라고 공개 발언하면서, 미·중 간 외교적 긴장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4일(현지시간) 폭스 뉴스 라디오 《브라이언 킬미드 쇼》에 출연해 지미 라이 문제에 대해 “그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고 훌륭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베이징과 논의 중인 사안의 범주 안에 그의 문제가 포함돼 있다”며, 미·중 대화 의제 속에 라이의 석방 문제를 거론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동시에 “시진핑 주석이 이 문제에 대해 흥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중국 측의 강경 반응을 예상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지미 라이는 홍콩에서 《넥스트 미디어》를 창립해 민주화와 언론 자유를 적극 옹호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첫 번째로 “외세와 결탁하여 국가 안보를 해쳤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종신형까지 가능하다.
라이의 재판은 여러 차례 연기된 끝에 2023년 12월 시작됐으며, 2025년 3월까지 약 11개월 동안 검찰·변호인·재판부 심문이 이어졌다. 결심 진술은 폭우 경보로 하루 연기돼 8월 15일 재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5월에도 미·중 제네바 무역 협상 직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미 라이 문제를 협상 의제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경제 문제와 인권 문제를 연계하려는 전략으로, 미국 정부가 무역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을 핵심 지렛대로 삼으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라이의 아들 세바스티앙 라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버지를 100% 구출하겠다는 약속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의 생명이 위태로운 만큼 이번 발언이 우리 가족에게 큰 희망을 주었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은 이미 중국 정부에 지미 라이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이번 트럼프의 공개 발언이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미·중 간 무역 협상뿐 아니라 홍콩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내정 간섭’으로 규정할 경우 양국 관계가 더욱 경직될 가능성이 높다.
지미 라이는 개인의 운명을 넘어, 홍콩 자유와 미·중 전략 경쟁의 교차점에서 국제 사회의 상징적 인물이 되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