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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신신보 56 |
북한 매체가 최근 대대적으로 선전한 라선학생소년궁전은 겉으로 보기에는 학생들의 재능을 키우는 “천국”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체제 선전과 충성심 고취라는 본질적 목적이 숨어 있으며, 실제 북한 청소년들의 교육·문화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조선신보는 30여 개의 소조 활동과 체육·예술 교육을 내세우며 학생들이 방과 후 자유롭게 배우고 있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설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지도교원들의 “지혜와 열정”은 교육학적 탐구라기보다 체제 충성심을 불어넣는 방법론 개발에 치중되어 있으며, 실제 과외활동은 ‘예술’, ‘체육’이라는 외피를 쓰고 당의 노선과 지도자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라선학생소년궁전이 시내 곳곳에서 수백 명의 학생을 모은다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이 정기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렵다. 전력난, 교통 불편, 가계 부담으로 인해 지방 학생들은 이런 시설을 접하기조차 힘들다.
북한 곳곳에 학생소년궁전이 세워져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농촌과 일반 가정 아이들은 여전히 낡은 교실에서 기초 교재조차 부족한 상태로 학습하고 있다. ‘궁전’은 소수의 도시 학생, 특히 간부 자녀를 위한 특권적 공간일 뿐, 전국적인 청소년 복지의 상징이 될 수 없다.
매체는 전국 예술축전과 체육경기대회에서 배출된 “뛰어난 재능”을 강조하지만, 이는 철저히 선별된 학생들을 체제 과시용으로 내세운 결과일 뿐이다. 북한은 국제 스포츠나 예술 무대에 참가할 때조차 정치적 목적을 우선하며, 일반 학생들의 자율적 성취보다는 집단주의와 충성 경쟁을 강요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청소년의 창의성보다는 획일성과 정치 충성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라선학생소년궁전이 2019년에 개관한 “현대식 시설”로 묘사되지만, 북한의 일반 학교들은 여전히 난방 부족, 교재 결핍, 영양실조로 인한 학습 결손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화려한 “궁전”은 평범한 교실의 황폐함을 가리기 위한 선전 도구일 뿐이다. 이는 마치 빈곤한 집에서 장식용 거실만 꾸며 외부에 과시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라선학생소년궁전은 북한 매체가 말하는 것처럼 “재능의 요람”이 아니라, 체제의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한 또 하나의 무대에 불과하다. 소수 학생들의 “성취”는 다수 아이들의 결핍을 가리는 가면 역할을 하고, “궁전”이라는 이름 뒤에는 여전히 교육 불평등과 사상 통제가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이 진정으로 청소년의 미래를 위한다면, 궁전을 건설하는 데 자원을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 그리고 일상적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