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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57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월 1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37차 전원회의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해양생태환경보호법, 저금신용법, 기술무역법, 다자녀세대우대법 등 4건의 법률안이 상정·통과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언제나 그렇듯 ‘전원찬성’이라는 구호와 형식적 절차 속에서 진행된 보여주기식 정치행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회의는 최룡해 상임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참가자 전원은 모든 의제를 “일치가결”로 통과시켰다. 북한식 ‘만장일치’는 다양한 의견과 토론의 부재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법률은 사회적 필요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지만, 북한에서 법 제정은 철저히 당의 지시에 따라 사전에 정해진 각본대로 움직인다. 사실상 ‘토의’는 존재하지 않고, ‘찬성’만 존재하는 구조다.
회의에서 채택된 법률들을 들여다보면, 북한이 직면한 현실과의 괴리가 더욱 뚜렷하다.
* 해양생태환경보호법 : 북한은 평산 우라늄 정련공장의 방사성 폐수 방류 논란처럼 심각한 환경 범죄를 저질러왔지만, 실질적 개선 의지는 없다. 법은 단지 국제사회의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외피에 불과하다.
* 저금신용법 : 북한 주민들이 은행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해 장마당 현금 거래가 지배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종이 위의 제도에 지나지 않는다.
* 기술무역법 : 첨단 기술 무역을 논의하지만, 유엔 대북제재와 고립된 경제 상황 속에서 현실성은 극히 낮다. 오히려 불법 해킹과 사이버 도둑질로 기술을 빼돌려온 북한의 실상을 감추려는 의도가 읽힌다.
* 다자녀세대우대법 : 인구 감소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포장했지만, 극심한 식량난과 아동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실효성은 전무하다.
북한에서 법률은 국가 운영을 위한 규범이라기보다 정권 선전의 수단이다. ‘새로운 법’을 잇따라 발표함으로써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듯한 이미지를 내보내려 하지만, 주민들은 실제로 그 법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한다.
법률 제정 과정이 공개되지도 않고,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나 토론은 당연히 배제된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김정은 체제의 권위 강화’와 ‘국제사회를 향한 보여주기식 메시지’일 뿐이다.
조선중앙통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는 북한식 통치 방식의 전형을 다시금 보여준다. 민주주의적 형식을 흉내 내지만, 실질은 권력의 일방적 강제와 통제다. 법률이 쏟아져 나와도 주민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북한 정권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전원찬성”의 구호가 아니라, 인민의 고통을 직시하고 실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