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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58 |
북한 노동신문이 대대적으로 선전한 《김정일전집》 제66권 출판은 학문적 가치나 객관적 사료 정리와는 거리가 멀다. 이는 단순한 문헌 집성이 아니라, 과거 지도자의 발언을 “불후의 고전적 로작”으로 포장해 오늘날까지 체제의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
출판 시기 또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직후에 맞추어져, 주민들에게 “영생불멸의 지도사상”을 상기시키며 김정은 정권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
전집에 수록된 2003년 김정일의 담화와 지시는 “국방공업 우선”과 “군대 강화”라는 전형적인 선군 노선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 시기는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과 에너지 위기에 시달리던 때였다. 농업 생산 증대, 경공업 활성화, 발전소 건설 등을 지시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주민 생활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국방비 집중 투자로 민생은 희생되었고, 북한 사회는 만성적인 결핍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기록을 ‘생활력이 입증된 진리’라고 규정하는 것은 냉혹한 현실 왜곡이다.
전집은 인민군대의 절대 충성, 전투력 강화, 군인가족 예술소조의 정치 선전 기능까지 강조한다. 이는 군사력 강화를 통해 정권 안정을 도모하려는 전형적인 독재 체제의 사고를 드러낸다. 군인의 가족들마저 “사상 교양 도구”로 동원되는 모습은 사회 전체를 군사화하여 체제 충성을 강요하는 북한식 전체주의의 민낯이다.
김정일의 담화 속에는 과학기술 중시, 현대화, 정보화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러나 실제 북한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전력난, 통신 낙후, 산업 기반 붕괴에 시달린다.
과학기술 발전을 강조했지만 국제 제재와 폐쇄적 정책 속에서 연구자들은 자율성을 잃었고, 오히려 군사 기술 개발에 집중되는 왜곡된 발전만이 뒤따랐다. 결국 ‘현실과 접목된 비전’이 아닌, 체제 선전을 위한 공허한 구호였음이 드러난다.
《김정일전집》 제66권 출판은 김정일 시대의 오류와 실패를 미화하고, 그 노선을 오늘날에도 “혁명적 지침”으로 강요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경험한 것은 “대변혁”이나 “대비약”이 아니라 만성적 기아와 억압이었다.
결국 이 전집은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권력의 기억 조작이며, 인민들에게 과거의 굴레를 현재와 미래에까지 덧씌우려는 체제 선전물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