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 가톨릭 96] 농촌 사목을 위협하는 이민 정책
  • 로버트 아론 웨스만 Robert Aaron Wessman is vicar general and director of formation for the Glenmary Home Missioners. 글렌메리 선교 수도회 총대리 신부

  • 저는 농촌 미국을 사랑합니다. 그 사랑은 미네소타에서 성장하던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돼지 농장에서 일하고, 흙길에서 운전을 배우고, 숲에서 사냥과 낚시를 하고, 스노모빌과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주 전역의 산길을 질주하던 경험들이었습니다.

    수년 후,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껴 사제로 성소를 식별하던 중, 저는 ‘글렌메리 홈 미셔너리 수도회’에 입회했습니다. 이 수도회의 고유한 사명은, 본당조차 없는 가난한 농촌 지역에서 가톨릭 공동체를 일구고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저의 사목 여정은 아팔라치아의 구릉지에서부터 노스캐롤라이나의 기수역(汽水域), 그리고 조지아 남서부의 농촌 들판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농촌 공동체가 겪는 수많은 어려움이었습니다. 마약 중독, 환경 파괴, 경제적 침체, 그리고 농민들에 대한 무지와 경멸에 가까운 사회적 편견 말입니다.

    그러나 글렌메리는 이런 공동체와 늘 함께 걸어가고자 합니다.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 수도회 사제와 수도형제들, 평신도 협력자들은 14개 주에서 100개가 넘는 선교 본당을 설립했고, 수백 가지의 생명력 넘치는 사도직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푸드뱅크를 세우고, 서민 주택을 건설하며, 낙후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중독 상담을 제공하며, 교도소 사목을 하고, 본당 공동체 안에서 신앙과 친교를 키워왔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농촌을 떠날 때, 우리는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의 사도직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습니다. 그것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미국의 파탄난 합법 이민 제도 때문입니다.

    다른 가톨릭 수도회들과 교구들, 그리고 여러 종교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글렌메리는 해외 출신 수도자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공동체에서 50세 이하 구성원의 3분의 2가 외국 출신입니다. 아무리 미국인 성소자들을 모집하려 해도, 현실은 지원자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오는 형제들은 탁월한 역량과 창의성, 굳건한 신앙과 농촌 사목에 대한 헌신을 가지고 옵니다. 이들이 없다면, 가장 소외된 지역에서 우리의 사명은 곧바로 중단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바이든 행정부에서의 법적 변화로 인해, 종교 비자가 영주권으로 전환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몇 달이면 되던 일이 이제는 행정적 적체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 지연은 이미 지역 본당과 농촌에 깊이 뿌리내린 수도자와 사목자들을 강제로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도 한 형제가 비자 문제로 사도직을 내려놓고 짐을 싸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민 제도의 문제는 새삼스러운 것도, 특정 정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현행 트럼프 행정부 기간에도, 이미 철저히 심사받은 후보자들이 비자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비이민 비자 거절율은 수년간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글렌메리로서는 새 지역으로의 확장 꿈이 비자 거절과 함께 희미해지고 있으며, 그 사유조차 불명확하고 자의적일 때가 많습니다. 올해는 최근 기억 속 처음으로, 수도 양성 과정에 단 한 명의 신입 지원자도 입회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우리 미래에 전례 없는 타격입니다.

    우리 이야기는 합법적 이민에 의존하는 다른 종교 단체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역설적인 것은, 우리가 봉사하는 농촌의 많은 이들이 농촌을 지켜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정치인들에게 표를 던졌음에도, 실제 정책은 우리가 그들과 함께 머물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종교 노동자 보호법」(Religious Workforce Protection Act)은 임시 종교 비자를 가진 사목자들이 영주권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 사도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면, 글렌메리를 비롯해 미국 전역의 수도회와 교회 공동체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이들에게 안정이 주어질 것입니다. 동시에, 그들에게 의지하는 지역 공동체에도 희망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오늘날 정치적으로 극단적으로 분열된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합법적 이민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일 농촌 본당과 마을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용감하고 희생적인 수도자와 평신도 사목자들이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계속 일하고, 또 희망할 것입니다. 이들이 불필요한 지연 없이 미국에 들어와, 가장 필요로 하는 곳, 곧 제가 사랑하는 농촌 공동체와 함께할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 글쓴날 : [25-08-25 07:17]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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