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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62 |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식료일용연구원 피복연구소가 발행하는 정기간행물 《녀자옷형태와 설계자료》와 《남자옷형태와 설계자료》가 “피복제작자, 옷도안가들의 필독잡지”로 널리 읽히고 있다고 선전했다.
계절별 옷 형태와 설계 자료를 제공한다며 북한 내부 의류산업의 전문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는 북한 사회의 실상을 감추는 전형적인 미화에 불과하다.
북한 당국은 이 잡지를 통해 다양한 디자인과 설계를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주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옷의 다양성’이 아닌 ‘옷의 부족’이다.
북한에서는 원자재 공급의 불안정과 제한된 생산 능력으로 인해 주민 대다수가 여전히 단순하고 획일적인 의류를 착용한다. 시장에서조차 값싼 중국산 헌옷이나 중고 의류가 유통되는 현실과 비교할 때, 잡지 속의 화려한 도안은 실제 생활과 괴리된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북한은 사회주의적 규율과 집단주의를 강조하며 개인의 개성 표현을 억제해왔다. 여성의 치마 길이나 남성의 머리 모양까지 통제해온 당국이 ‘옷 도안 잡지’를 내세워 창의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모순이다.
이 잡지가 아무리 세련된 디자인을 실어도, 실제 주민들이 이를 자유롭게 착용하거나 응용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북한은 경제난 속에서도 ‘생활문화 개선’이라는 미명 하에 의류 디자인 잡지를 선전하지만, 주민들에게 절실한 것은 새로운 도안이 아니라 따뜻하고 질 좋은 옷 그 자체다.
겨울철에도 두꺼운 솜옷 한 벌 마련하지 못하는 주민들이 다수인데, 잡지를 통해 ‘선진적 의류 연구’를 강조하는 것은 생활고를 가리는 가식적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보도는 북한이 경제·생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도 문화적 성과를 과장하여 내부 결속을 꾀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실제로 잡지 발행 여부와 상관없이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의류 부족, 원자재 수급 문제, 낙후된 생산 설비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북한 당국이 홍보하는 《녀자옷형태와 설계자료》와 《남자옷형태와 설계자료》는 피복 연구의 성과라기보다 선전 선동의 일환일 뿐이다.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잡지 속 화려한 도안이 아니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의류 시장과 안정적인 생활 기반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