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중국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하여 미국의 ‘패권정책’과 ‘일방적 처사’를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했는데요. 이번 기사를 보면 국제 정의와 해상 안전을 지키려는 논지로 포장했을 뿐, 실제로는 북한과 중국이 협력하여 서방 세계 특히 미국을 공격하려는 선전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중국의 발언을 확대재생산함으로써 이를 국제사회에 논란을 야기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최근 북한과 중국이 러시아등과의 협력과정에서 보여주는 냉랭한 분위기를 회복하려는 시도도 함께 깔려있다고 봐야 겠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날로 위협을 더해가는 한반도 주변 해상안전에 대해 북한과 중국의 상황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노동신문이 중국 외교관의 ‘미국 패권 비판’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의도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 북한이 중국 외교관의 발언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명확히 전략적 목적이 있습니다. 우선 조국해방 80주년을 앞두고 ‘반미 전선’을 강조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북한은 국내 경제난과 인권 문제를 외부의 적으로 전가해 체제 정당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반복해왔습니다. 중국의 외교적 발언을 빌려 미국을 공격하면 국제 반미 여론의 일원으로 자신의 국제적 지위를 보여주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할 것이고, 동시에 최근들어 예전과 같이 강력한 혈맹의 모습에서 다소 벗어난 상황의 중국과의 연대 모습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2. 기사 속 중국 외교관은 미국이 파나마운하, 수에즈운하 문제를 빌미로 중국을 억압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국제정세와 비교했을 때 이 주장은 타당성이 있을까요?
- 타당성이 거의 없습니다. 미국이 파나마운하와 수에즈운하 운영에 간섭한다는 중국 측 주장은 사실상 억지에 가깝습니다. 정작 문제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군사적 행위입니다. 중국은 인공섬을 건설하고 이를 군사 기지화했으며, 주변국 어민들을 강제로 쫓아낸 사례가 국제 언론에 다수 보도되었습니다.
미국은 오히려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 원칙(Freedom of Navigation)을 지키기 위해 순찰 활동을 수행해 왔습니다. 중국의 ‘억압받는 피해자’라는 주장은 국제 사회에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3. 북한과 중국은 미국이 국제법을 무시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이 큰 나라들은 있죠.
- 그렇습니다. 국제법 위반의 사례를 놓고 보면, 중국과 북한이야말로 가장 두드러진 당사자입니다. 중국은 2016년 국제해양법재판소(PCA)의 남중국해 판결을 정면으로 거부했고, 인공섬 군사화를 통해 주변국의 주권을 침해했습니다. 저희와 같은 인권단체들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탈북민들을 지속적으로 강제북송하고 있다는 문제도 있구요.
여기에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습니다. 두 나라는 국제 규범을 무시하면서도 동시에 ‘국제법 수호자’인 척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를 기만하는 전형적인 이중잣대라 할 수 있습니다.
4. 북한이 이런 ‘반미 연대’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어떤 전략적 고려가 있다고 보시나요?
- 북한의 가장 큰 고려는 ‘반미 연대’를 통한 체제 안전 보장입니다. 중국,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면서 미국·한국·일본의 협력을 견제하는 것이 북한의 외교 전략입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은 스스로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 반미 진영의 일원’이라는 이미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번 노동신문 기사는 단순히 중국 발언을 인용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5. 한반도 주변에서도 해상안전에 대한 위협이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 현실적으로 가장 큰 위협을 가하고 있는 주체들이 중국과 북한입니다. 중국은 과도한 영유권 주장으로 남중국해를 사실상 봉쇄하려 했고, 이는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의 항행 자유를 침해하고 있죠.
북한은 불법 무기 거래와 제재 회피를 위한 해상 환적을 반복해왔습니다. 석탄, 석유 외 사치품 등에 대한 밀무역이 지속되고 있죠. 이런 행위는 해상 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며, 결과적으로 국제 무역과 안전에 불안을 증폭시킵니다.
6. 이번 노동신문 기사를 국제사회는 어떻게 바라볼까요?
-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번 보도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북한은 신뢰할 만한 언론이나 외교 채널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중국과 북한이 ‘형식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맞서 여론전을 펼치려는 계획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실제 행동, 즉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군사 활동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더 중요한 지표로 평가할 것입니다. 결국 북한·중국의 선전 구호는 국제 여론전에서는 제한적인 효과밖에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