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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은 8월 27일 논평에서 한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난했다. 북한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을 문제 삼으며, 한미동맹 강화 발언과 비핵화 구상 제시를 “위선자의 본색”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이번 담론은 북한이 왜 반복적으로 ‘비핵화’ 담론을 부정하고 ‘핵무기 영구 보유’를 정당화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선전 논리 : "비핵화는 이미 사멸"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을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으로 지칭한 것을 심각한 모독으로 규정하면서, 한국이 본질적으로 “변할 수 없는 적대국”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비핵화는 이미 리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사멸되었다”는 문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공표했다. 이는 북한의 핵무장이 체제 보장 수단이자 “국체”라는 논리적 틀 속에 고착화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내부 모순 : 대화 제스처와 대결 담론의 병행
흥미로운 점은 북한이 같은 논평에서 한국 정부가 “엉킨 실타래도 인내심으로 풀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일시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다가, 불과 며칠 만에 “대결광의 정체를 드러냈다”고 뒤집어버린 대목이다.
이는 북한이 한국의 ‘대화 제스처’를 전혀 신뢰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자신들의 ‘핵무기 보유 불가피성’을 강화하는 논리로 전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북한의 선전에서 남한 정치인의 대화 언급은 ‘기만적’이고, 비핵화 발언은 ‘망상’으로 치부된다.
북한의 전략적 계산 : 대외 메시지와 내부 결속
이번 논평은 단순한 인신공격을 넘어, 국제사회에 “비핵화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핵 보유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헌법에 핵무기 보유를 명기하고, 이를 ‘영구적 국가 정책’으로 선전하고 있다. 따라서 ‘비핵화’라는 단어 자체를 남한 정치인이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북한은 이를 공격의 빌미로 삼는다. 이는 체제 불안감을 반영함과 동시에 대외 협상 공간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한반도 대화의 구조적 난제
이번 한국 정부의 방미에 대한 북한의 과격한 반발은 남북관계의 구조적 난제를 상징한다. 한국이 아무리 “실천적 신뢰 회복”을 강조해도, 북한은 핵 보유 고수를 절대선으로 내세우며 대화를 거부하거나 왜곡한다. 결국 “비핵화망상증”이라는 표현은 북한의 시각에서 남북 간 평화 담론 자체를 부정하는 구호다.
앞으로 한국 정치권이 대북정책을 설계함에 있어, 북한의 이 같은 담론 전략을 어떻게 차단하고 현실적 접근법을 마련할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