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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
미국을 비롯한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총 37쪽 분량의 공고문은 쓰촨 쥐신허 네트워크 테크놀로지, 베이징 환위 톈궁 정보기술, 쓰촨 즈신 루이제 네트워크 테크놀로지 등 3개 회사를 지목하며 이들이 중국 인민해방군 및 국가안전부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주도하고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이 동참한 드문 국제적 공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체코, 핀란드,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 등도 공동 서명에 참여했다.
특히 ‘쓰촨 쥐신허’는 코드명 ‘솔트 타이푼(Salt Typhoon)’ 해킹 조직과 연결돼 있다는 이유로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았다. 이 조직은 미국 고위 관리들의 통신 기록을 포함해 일반 시민들의 대규모 통화 데이터를 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상원의 일부 의원들은 해당 공격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통신망 침입일 가능성”이라 평가했으며, FBI 사이버 부서 브렛 리더먼 부국장은 “미국에서 확인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이버 스파이 작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솔트 타이푼’은 전 세계 80여 개국, 6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침투를 시도했으며, 정보 탈취와 감시에 다양한 수준으로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히 미국-중국 간의 갈등을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심각한 보안 위협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번에도 “사이버 스파이 활동과 무관하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지목된 두 기업, 베이징 환위 톈궁과 쓰촨 즈신 루이제는 최근 내부 데이터 유출 사건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해당 기업들에 접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번 성명은 단순한 외교적 비난을 넘어 국제사회의 집단적 대응 구조를 확인시켰다. 그동안 미국 단독 혹은 파이브 아이즈 차원의 발표가 많았던 것과 달리,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들이 연합해 중국의 사이버 활동을 견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 사이버 안보 규범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건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패권 경쟁, 즉 사이버 공간의 안보와 신뢰 구축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