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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
지난 8월 29일 밤, 중국 충칭의 대학가 한복판에서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한 대형 反공산당 슬로건이 내걸려 시민과 학생들 사이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목격자들과 해외 소셜미디어 X 플랫폼에 따르면, 충칭대학교 성희가(星熙街)의 고층 건물 외벽에 “공산당의 폭정을 전복하라” “자유는 은사가 아니라 되찾아야 한다”는 문구가 밤하늘에 선명히 비쳐졌다.
슬로건은 약 50분간 계속되었으며, 네 가지 구호가 번갈아가며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었다. 현장은 대학생과 주민들로 붐볐고, 야광 불빛 속에 선명히 드러난 글귀는 보는 이들에게 충격과 놀라움을 안겼다.
해당 표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 포함되었다.
* “공산당이 없어야 신중국이 있다. 자유는 은사가 아니라 되찾아야 한다.”
* “일어나라,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 권리를 되찾기 위해 저항하라.”
* “붉은 파시스트를 타도하고 공산당 폭정을 전복하라.”
* “거짓말 말고 진실을 달라, 노예화 말고 자유를 달라, 폭정 공산당은 물러나라.”
이는 단순한 불만의 표출을 넘어, 중국 사회의 체제 자체를 부정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직접적이고 급진적인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충칭의 상징적 장소에서 일어난 저항
희가(熙街)는 충칭대학성 중심에 위치한 상업·문화 복합 공간으로, 대형 쇼핑몰, 보행자 거리, 미술관, 공원 등 다양한 시설이 밀집해 있다. 특히 주변에는 충칭대학교, 충칭사범대학교, 쓰촨미술학원을 포함해 14개 이상의 대학이 모여 있어, 젊은 층의 왕래가 활발하다.
이런 상징적 공간에서 공개적으로 반공 슬로건이 걸린 것은, 단순한 사건을 넘어 중국 청년 사회 내부의 잠재적 불만과 저항 의식을 드러내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은 충칭에 국한되지 않았다. 해외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베이징의 공중화장실 안에도 “중국 공산당은 이미 멸망했어야 했다” “시진핑 타도”라는 구호가 적혔다.
또한 허베이성 랑팡 거리의 전신주에는 “중국 공산당 ≤ 중국”이라는 문구가 등장하며 지역 주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베이징 일부 구역에서는 공중화장실 사용조차 QR 코드 실명제로 제한되고 ‘화장실 경찰’이라는 직책까지 신설되어 네티즌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
93주년 열병식 앞둔 긴장 고조
중국 공산당이 9월 3일 ‘항일전쟁 승리 93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베이징 곳곳을 봉쇄하며 치안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로 지하철 내부에는 무장경찰과 경찰견이 순찰을 돌고 있으며, 일부 객차는 무장경찰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승객은 거의 없어 “대중의 불안감과 정권의 과도한 통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봉쇄와 검열로는 막을 수 없는 민심
충칭 대학가의 반공 슬로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자유와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중국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의 화장실 표어, 랑팡 거리의 전신주 문구까지 이어지는 현상은 검열과 감시 체제가 강화될수록 민심의 불만이 새로운 방식으로 분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권의 폭정에 맞선 이 외침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중국 사회의 자유와 민주를 향한 갈망이 점차 가시화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