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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67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해외군사작전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참전 열사들의 유가족’을 만났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김정은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어버이의 사랑’을 보여주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북한 정권 특유의 영웅주의 미화와 현실 왜곡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북한이 언급하는 ‘해외군사작전’은 북한군이 정권의 이해에 따라 파견되거나 비밀리에 개입했던 과거 무력 활동을 가리킨다.
이 과정에서 희생된 병사들은 ‘조국 명령을 받들고 죽음을 영광으로 간주했다’는 미사여구로 포장되지만, 실제로는 강제 동원과 정권 충성을 강요당한 피해자였다.
이들의 죽음은 개인적 선택이나 자발적 희생이 아니라 체제에 의해 강요된 결과라는 점에서, 북한 당국의 미화는 사실상 2차적인 희생을 가하는 셈이다.
보도에서 강조되는 것은 김정은이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고, 전사들의 사진을 안겨주었다는 장면이다. 이는 전형적인 ‘위민형 지도자’ 이미지 연출로, 독재자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선전 도구일 뿐이다.
정작 유가족들이 겪는 빈곤, 사회적 차별, 생활고에 대한 구체적 대책은 언급되지 않는다. 지도자의 ‘격정’만 부각되고 실질적 보상이나 제도적 지원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북한은 ‘죽음을 영광으로 간주하라’는 이데올로기를 반복적으로 주입한다. 이는 살아남은 가족들의 고통을 애도하기보다는 ‘슬픔을 이겨내고 당을 따르라’는 정치적 강요로 귀결된다.
개인의 생명과 행복보다 체제 유지가 우선이라는 북한식 가치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전사자의 자녀들마저 “혁명의 핵심으로 키우겠다”는 발언은, 국가가 개인의 미래를 통제하고 세습적 충성을 강요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북한은 ‘불멸할 위훈’, ‘성스러운 영광’ 같은 거창한 문구를 통해 전쟁과 희생을 숭고하게 포장한다. 그러나 오늘의 북한 주민들은 만성적 식량난, 경제 파탄, 국제 고립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결코 미화된 영웅담으로 가려질 수 없다.
오히려 정권이 전사자 가족들의 눈물마저 정치적 연출에 이용하는 모습은 체제의 도덕적 빈곤을 드러낼 뿐이다.
한국자유회의 최이상 기획위원은 "김정은 앞에서 제대로 울어보지도 못하고 참을 수밖에 없는 북한주민들의 모습이 너무나 처량하다"며, "우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하는 현대판 노예 어머니들의 뒷모습이 참으로 눈물겹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의 이번 보도는 북한식 선전의 고전적 패턴을 반복한다. 김정은은 ‘유가족 위로’를 통해 인민의 지도자 이미지를 연출하고, 병사들의 죽음을 ‘영광’으로 치켜세우며 체제 충성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고통받는 가족과 주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권력 유지에만 매달리는 독재 체제의 허상일 뿐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