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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67 |
조선신보는 평안북도 운산군에 새로 지어진 문화회관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노래소리와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문명한 산골군의 모습이라고 포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실질적 삶의 질과는 무관하게 체제 선전용 건물을 내세워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전형적 사례를 보여준다.
문화회관 내부에 대형 전광판과 음향·조명시설이 갖추어졌다고 선전하지만, 정작 주민들이 직면한 현실은 전력난과 생활고이다. 만성적인 전력 부족으로 평양조차 불빛이 꺼지는 상황에서, 지방 산골군의 문화회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이 시설은 실제 활용보다는 보여주기식 건설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보도에서는 “군 자체의 힘으로 건설한 창조물”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북한의 지방 경제 현실을 고려할 때, 군 단위가 독자적으로 자재와 장비, 노동력을 확보해 이런 건물을 세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중앙당의 지시와 강제 동원, 주민들의 무보수 노동이 뒤섞인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주민들이 “더 애착이 간다”는 발언 역시, 당국의 입맛에 맞게 편집된 선전용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북한 매체는 주민들이 영화 상영을 즐겼다고 강조하지만, 북한 내 영화 콘텐츠는 철저히 검열된 체제 선전물이 대부분이다.
최신 문화 콘텐츠 접근은 차단된 채,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문화생활’은 당국이 허락한 범위에 한정된다. 웃음과 노래소리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자유 없는 문화생활의 틀 안에서 강제된 즐거움일 뿐이다.
보도는 “지방진흥, 농촌진흥의 새시대”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하지만, 현실의 농촌은 식량 부족과 낙후된 사회기반시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려한 문화회관 하나가 세워진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의 생활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건물은 중앙의 치적 과시용 전시물에 불과하며, 주민들의 일상적 고통을 가리는 ‘포토존’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운산군의 ‘현대식 문화회관’ 보도는 북한 당국이 주민 복지보다는 체제 미화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전력난과 식량난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려한 문화회관은 주민들에게 진정한 문화적 풍요를 제공하기보다는, 오히려 “체제 선전의 무대”라는 본질을 더욱 선명히 드러내는 아이러니한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