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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에서 총격 사건 발생 이후 경찰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또 하나의 총격 참사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오전, 미니애폴리스 남부 주택가에 위치한 수태고지 성당(Annunciation Church)에서 미사 도중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성당 창문을 통해 안에 있던 신자들을 향해 무차별 난사했으며, 이로 인해 8세와 10세 어린이 2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당했다. 부상자 중 14명은 어린이였으며, 다행히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범인은 23세 로빈 웨스트먼으로,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그의 신원과 배경을 확인했으며, 특별한 범죄 전력은 없지만 트랜스젠더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이들과 신자들이 가득한 성당을 겨냥한 이번 공격은 극도로 잔혹하고 비겁한 폭력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카슈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번 사건을 국내 테러 가능성 및 가톨릭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소총, 산탄총, 권총 외에도 연막탄을 확보했으며, 범인이 내부에서 난사했는지 외부에서 발사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인근 주민 P.J 머드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 중 갑자기 ‘빵, 빵, 빵’ 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총성이었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탄창이 여러 개 흩어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건에서 살아남은 10세 소년은 “친구가 몸으로 나를 덮쳐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주었다”며 눈물을 머금고 증언했다. 친구 빅터는 등에 총상을 입었지만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범인이 범행 직전 온라인에 게시하려 했던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은 FBI와 협력해 해당 게시물을 신속히 삭제했다. 주목되는 점은 범인의 어머니가 과거 수태고지 학교에서 근무했으며, 2021년 은퇴했다는 사실이다. 범행 동기가 가족사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번 비극은 미네소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너무나 흔하게 벌어지고 있는 비극”이라며 총기 폭력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다시는 어떤 지역사회도 이런 날을 맞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사건 직후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지원 의사를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조기를 게양하겠다고 발표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총기 폭력 문제와 함께 종교시설의 안전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어린이들이 다수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은 더욱 크다.
총격범의 배경과 범행 동기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신앙 공동체와 지역사회가 받는 상처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