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원산 리조트, ‘국제 관광지’ 아닌 ‘정치적 상징물’인가?
  • - “사람 없는 휴양지”.. 러시아인 전용 관광지로 전락
  • 인터넷 캡쳐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인터넷 캡쳐 - 원산 갈마 리조트 해수욕장 

    북한은 원산 갈마 해안 리조트를 김정은 위원장의 야심 찬 관광 산업 프로젝트로 선전해 왔지만, 실제 운영은 러시아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사실상 ‘폐쇄형 관광지’로 전락했다는 소식입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물자 등을 원산 리조트 건설에 집중 투입했고, 여러 이유 등으로 늦어지는 공사일정을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지시에 의해 개장 시기까지 정해 완공한 리조트는, 관광 산업을 통한 외화벌이와 국제적 이미지 개선이라는 야심찬 계획하에 추진된 북한의 전략이 있었는데요.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상당한 정도의 차질이 발생한 것 같고, 러시아보다는 인근 중국이나 한국 등의 연계 관광사업으로 추진했던 것이, 러시아라는 또다른 파트너를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등에 대해 ‘북한은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원산 갈마 해안 리조트가 러시아인 전용 관광지로 운영되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우선적으로 북한의 당초 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관광산업은 유치하려는 대상이나 국가들이 중요한데, 당연히 인구나 관광붐이 일고 있는 중국 등을 염두에 두었을텐데, 정치외교적 문제 등으로 쉽지가 않은 것 같구요.

    또다른 사안은 원산지구를 현실적으로 국제 관광지보다는 특정 국가, 특히 러시아와의 정치적·외교적 연대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라는 부분입니다. 관광산업을 ‘제재 돌파구’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제한된 외국인만 수용함으로써 외화벌이보다 체제 안전과 정치적 메시지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죠. 사실상 ‘관광지’라기보다 ‘외교 전시물’에 가깝다는 당초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2. 러시아 관광객에게만 문을 연 배경에는 어떤 요인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 우선적으로는 북·러 관계 강화라는 전략적 목적이 큽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와, 제재로 숨통이 막힌 북한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해소하는데 양국의 이해가 일치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둘째는 북한은 서방 관광객 유입을 통제해 내부 불안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정치적 체제 성격상 외부 정보 확산에 상대적으로 둔감하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안전한 손님’으로 간주되는 부분도 작용했다고 하겠습니다.

    3. 관광객 체류 중 시설 이용이 제한되고 보안 요원이 동행했다는 점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이는 북한이 ‘관광’보다 ‘통제’를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워터파크나 영화관 등 홍보했던 시설조차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면, 실질적 관광 경험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보안 요원의 동행은 외국인과 주민 간 접촉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북한이 국제 관광의 기본 전제인 ‘자유로운 문화 교류’를 철저히 억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같은 모습은 이전의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관광 등을 통해 이미 확인된 내용들입니다. 북한은 여기에서 한발짝도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이 가슴아픕니다.

    4. 북한이 관광업을 ‘제재 돌파구’로 내세운 전략을 말씀하셨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관광은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안전 문제, 정보 차단, 과도한 감시 등으로 인해 국제 관광시장에서 매력도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관광에 대한 회피와 관광당사자가 국제사회에서의 불이익(가령 미국 입국시 비자발급등)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도 감안해야 합니다.

    또한 특정 국가 전용 관광지로 운영된다면 외화벌이 효과도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결국 ‘제재 회피용 대안 산업’이라는 북한의 내심은 희망사항이라고 하겠습니다.

    원산 갈마 리조트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
    원산 갈마 리조트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

    5. 앞으로 원산 갈마 리조트가 어떤 방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지요. 이번 리조트 개장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문 시기와 겹쳤다고 하던데요.

    - 예 맞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외교적 연출이라고 봅니다. 원산 리조트는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간 전략적 협력의 상징 무대로 활용된 것입니다. 북한은 리조트를 ‘북·러 우호의 상징’으로, 러시아는 ‘제재를 무릅쓴 외교 확장’의 사례로 각각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이는 관광 산업의 본래 목적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강조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산지구는 국제 관광지로 발전하기보다는 북·러 밀착의 선전무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은 필요할 경우 중국 등 제한된 파트너 국가를 초대하겠지만, 서방 관광객의 접근은 당분간 불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리조트는 ‘개방된 관광지’가 아니라 ‘폐쇄적 외교 상징물’로 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북한이 선전한 ‘동북아의 신흥 관광지’라는 이미지는 현실과 괴리된 채 정치적 무대 장치로만 기능할 가능성이 큽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5-09-01 14:57]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 다른기사보기 리베르타임즈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