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70 |
북한 노동신문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속도전청년돌격대 창립 50주년” 기념 기사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기사 속에서는 “영웅적 창조본때”, “불굴의 신념”, “위대한 수령과 당의 믿음”이라는 과장된 미사여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러나 이 화려한 수사 뒤에는 청년을 정치·경제적 실험대상으로 삼아온 체제의 실상이 가려져 있다.
1970년대 철도 전기화 공사부터 최근 평양 고층 아파트 건설에 이르기까지, 속도전 청년돌격대는 북한이 “속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해온 무리한 건설정책의 핵심 도구였다.
그러나 기사가 내세운 ‘기적과 위훈’은 실상 경험 부족한 청년들이 안전 장비와 기본 기술도 없이 투입된 인명위험 노동이었다. “몸이 침목이 되고 레루가 되었다”는 미담은 사실상 체제의 무모한 강요를 미화한 표현에 불과하다.
보도에 따르면 청년들이 영하 수십 도의 강추위 속에서 “흙벽이 무너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건설에 매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산업안전 규정의 완전한 부재를 방증한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청년을 보호해야 할 국가는 오히려 위험을 강요하며, 이를 충성심으로 포장하고 있다. 인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체제의 치적 선전에 우선순위를 두는 북한식 ‘청년 정책’의 민낯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노동신문은 돌격대를 “당의 별동대”라 칭송했지만, 이는 청년들의 삶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킨 표현일 뿐이다. 청년들은 교육, 직업 훈련, 자유로운 자기 선택의 기회를 빼앗기고 “충성”과 “결사관철”이라는 이름으로 착취당하는 집단 노동력으로 소모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자랑하는 수많은 건설 성과 뒤에는, 결코 기록되지 않는 사고, 부상, 심지어 목숨을 잃은 젊은이들의 희생이 존재한다.
노동신문은 “앞으로 50년도 변함없이 당의 과업을 완벽히 수행하겠다”는 발언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는 체제 선전에 불과하다.
국제사회가 보는 속도전 청년돌격대의 50년은 청년의 열정과 노동을 강제로 동원하여 체제를 유지해온 50년일 뿐이다. 북한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충성의 맹세가 아니라 자유롭게 꿈꾸고 선택할 수 있는 삶의 권리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