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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71 |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평양외국어대학 평양외국어학원 학생들이 러시아에서 열린 제7차 국제경연 「자기 조국에 대하여 세계에 이야기하라」에서 1등을 차지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표면적으로는 국제적 성취처럼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체제 선전의 또 다른 사례일 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50여 개국의 수만 명 학생들이 참가한 온라인 대회에서 북한 학생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최국이 러시아라는 점, 대회 성격이 “자기 조국을 홍보하는 작품 제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북한과 러시아가 공통의 선전 무대를 공유한 것에 불과하다.
북한은 이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성취”로 포장하지만, 서구 주요국이나 국제 학술·문화 교류의 주류 무대와는 거리가 먼 행사다. 결국 체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국제적 권위 부풀리기”일 뿐이다.
경연의 주제 자체가 “자기 조국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것이며, 평가 방식도 인터넷을 통한 그림·문서·영상 제출이다. 이는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나 창의성을 평가하기보다, 각국 체제가 원하는 이미지 홍보물 제작에 치중될 수밖에 없다.
북한 학생들이 우승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북한식 “교조적 충성” 콘텐츠가 러시아와 같은 우방국 심사자들에게 얼마나 적합하게 보였는지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이번 수상은 교육적 성취보다는 체제 선전 능력을 국제무대에서 검증받은 것처럼 포장한 사례다.
북한은 국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으로 인해 실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만한 과학, 기술, 문화 교류 성과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작은 행사 하나에도 “세계 50여 개국이 참여한 국제무대”라는 수사를 붙여 과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른바 국제 경연의 무게감이 올림픽이나 국제 학술올림피아드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북한이 말하는 “1등 쟁취”는 대외적 위상 제고가 아니라 내부 주민을 향한 심리적 위안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북한 학생들이 세계의 청소년들과 자유롭게 만나 토론하고 문화·역사를 공유하는 장면은 체제 특성상 불가능하다.
북한 당국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인터넷을 통한 제한된 방식으로만 국제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강조하는 “세계와의 교류”는 실질적인 개방이 아니라, 폐쇄 속에서 제한된 경연을 통해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의도된 교류’일 뿐이다.
조선신보가 보도한 ‘국제경연 우승’은 북한 학생들의 재능이나 진정한 국제적 성취를 보여주기보다는, 북한 체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환상을 내부에 심어주려는 정치적 도구다.
국제적 고립을 가릴 수 없는 현실에서, 북한은 작은 무대를 크게 부풀려 선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