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72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의문점이 존재한다.
보도는 “조중 두 나라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를 강조했지만, 실제로 항일전쟁의 주력은 중국 국민당군과 연합군이었다. 북한이 스스로를 전승의 주역으로 묘사하는 것은 전형적인 역사 왜곡이다.
더구나 오늘날 북한 주민들은 식량난과 국제 제재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정권은 과거의 ‘승리’만을 과장하며 정치적 정당성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
김정은이 시진핑과 함께 천안문 주석단에 오른 장면은 단순한 외교 의례가 아니라, 북·중 전략적 결속을 과시하는 장면으로 연출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로 서방과 대립하는 중국, 국제 제재로 고립된 북한이 서로를 지렛대로 삼으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도 결국 중국의 정치·경제적 후견을 피할 수 없다는 종속 구조를 드러낸다.
행사에서는 비둘기와 풍선이 평화를 상징하며 날아올랐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무기 시위와 평화 상징의 병존은 전형적인 선전용 모순이다. 주민들에게는 “평화를 지향한다”는 이미지를 주지만, 실제 행동은 전혀 다르다.
김정은이 해외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북한 내부 경제난과 민생 위기에 대한 불만을 외부의 ‘승전 축제’ 이미지로 덮기 위한 정치적 계산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겪는 기근과 전력난 문제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북한 매체가 강조하는 김정은의 베이징 행사는 단순한 기념 행사 참석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 왜곡, 체제 선전, 중국 의존, 위선적 평화 연출이 집약된 하나의 정치극이다.
북한 정권은 과거의 전승 신화를 빌려와 현재의 고립과 실패를 가리려 하지만, 국제 사회와 북한 주민들은 그 이면의 허구를 이미 꿰뚫고 있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