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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제공 |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은 단순한 군사 과시가 아니라 충격적인 국제적 스캔들로 기록되었다.
중국 시진핑,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북한 김정은이 함께 모습을 드러낸 자리에서 “영생불로”와 “장기 이식”을 주제로 농담 섞인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중국 CCTV 생중계로 공개된 것이다.
동시에 유엔은 북한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의학 실험과 강제 불임 수술, 심지어 장애 아동 살해까지 자행하고 있다는 충격적 보고서를 발표해, 두 사건이 기괴한 병치를 이루며 전 세계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푸틴·시진핑, ‘장생’과 ‘장기이식’ 이야기
중국 국영 매체가 생중계한 영상에서 시진핑은 “예전에는 70세까지 사는 사람이 드물었지만, 지금은 70세가 어린아이처럼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푸틴은 여기에 “인간의 장기는 끊임없이 이식될 것이며, 결국 불로장생도 가능하다”고 덧붙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시 주석은 이번 세기에 인류 수명이 150세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고, 옆에 있던 김정은은 그 대화를 흥미롭게 경청하며 미소를 지었다. 푸틴은 열병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대 의학과 장기이식 기술이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이들의 대화는 우연한 잡담이 아니라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생명 연장 집착’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불편한 울림을 준다.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며 국민을 희생시키는 정권들이 ‘불로장생’을 논의하는 장면은 아이러니를 넘어 섬뜩한 메시지를 남겼다.
유엔, 북한의 장애인 살해 의혹 폭로
같은 날 유엔 심신장애인권리위원회는 북한이 심신장애인을 대상으로 강제 불임 수술, 낙태, 의료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특히 장애 아동을 “의료 기관의 공식 동의 하에 살해했다”는 주장이 보고서에 포함되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2017년 북한을 방문한 유엔 특별보고관의 조사, 탈북자 증언, 기밀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로 알려졌다.
위원 마라 가브릴리는 “북한 당국이 즉각적으로 모든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독립적 감시를 허용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압박 강화를 촉구했다.
권력의 잔혹한 이중성
한쪽에서는 권력자들이 웃으며 장기이식과 불로장생을 논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북한에서 장애 아동이 체계적으로 살해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는 권위주의 체제가 인간 생명을 어떻게 도구화하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푸틴과 시진핑, 김정은의 담론은 단순한 농담으로 치부될 수 없다. 그것은 권력 유지와 생존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체제의 본질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베이징 열병식은 무력 과시가 아니라 인간 생명에 대한 권위주의의 왜곡된 집착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었다.
‘불로장생’을 꿈꾸는 권력자들과, 장애 아동마저 보호받지 못하는 북한의 현실이 동시에 드러나면서, 국제사회는 이들의 위선을 더욱 분명히 목격하게 되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