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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73 |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김정은과 시진핑의 회담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처럼 “따뜻하고 친선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실제로 이번 만남은 북한과 중국이 처한 국제적 고립, 그리고 상호 필요에 의해 연출된 정치적 쇼라는 점에서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과 시진핑이 “훌륭한 이웃, 벗, 동지”임을 확인했다고 전하며 두 나라의 “불변하는 우정”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은 반복된 수사에 불과하다. 실제로 북중 관계는 경제적 의존과 전략적 계산에 묶인 불평등 관계이며, 중국은 북한을 필요에 따라 활용하는 카드로 여길 뿐이다.
김정은의 발언 중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대목은 오히려 북한 스스로의 국제적 고립을 자인하는 대목이다.
양측은 “세계 평화를 수호”한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전략적 협조와 공동 이익 수호를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대미·대서방 전선에서의 공조 강화를 뜻한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접 개입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다. ‘평화’라는 단어 뒤에 숨은 것은 전쟁을 대비한 동맹 결속이다.
김정은은 “중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성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외교적 생존을 위해 중국의 입장을 무조건 추종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북한의 외교가 자주성을 잃고 사실상 중국의 전략적 필요에 종속돼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은 서방의 압박을 분산시키는 완충지대 이상의 의미는 없다. 결국 이 회담은 북한의 굴종적 외교를 재확인한 장면으로 읽힌다.
북한 매체가 묘사한 ‘따뜻한 환대’와 ‘형제적 우의’는 현실과 괴리된 선전일 뿐이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국제적 고립 속에서 중국에 더욱 의존하고, 중국은 북한을 지정학적 도구로 활용하는 냉혹한 계산의 결과다.
“혈맹”이라는 이름의 동맹은 더 이상 상호 존중이 아닌, 필요에 의한 불안한 동반자 관계임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