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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76 |
북한 매체들은 자강도 강계시에 새 동물원이 건설되었다며 대대적인 자축 보도를 내놓았다.
이를 인용한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기사에 따르면 외산지구 산비탈에 맹수사, 사슴사, 파충관 등을 세우고 수십 종, 백수십 마리의 동물을 들여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는 북한 당국의 늘 반복되는 ‘성과 선전’의 전형적 사례에 불과하다.
북한이 직면한 현실은 식량난과 전력난, 기초 의약품 부족이다. 농민들은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도시 주민들은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장마당에 의존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원 건설’은 주민 생활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동물원에 필요한 건설 자재와 인력은 모두 군사·정권 유지가 아닌 주민 복지로 향했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은 ‘혁명 성과’와 ‘인민 기쁨’이라는 선전용 문구로 포장해 주민들에게 허울뿐인 즐거움을 강요한다.
또한 북한 동물원의 실태는 열악한 관리와 부실한 사육환경으로 국제 사회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되어 왔다. 충분한 먹이와 치료, 적정한 사육 공간 없이 동물을 전시용으로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강계동물원도 ‘산간지대 특성’에 맞췄다고 하지만, 이는 동물을 위한 고려가 아니라 정치 선전에 맞춘 문구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신보는 “인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편의를 도모하겠다”라고 강조했지만, 주민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먹을 양식, 안정된 전기, 의약품과 자유로운 생활이다. 동물원은 인민의 기쁨이 아니라 정권의 체면을 위한 전시장이 될 뿐이다.
이러한 괴리는 북한 체제의 본질을 드러낸다. ‘인민 사랑’을 내세우지만 실제 정책은 주민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원과 노력을 비생산적인 건설에 투입한다.
강계동물원 건설은 북한 당국의 선전 체질을 잘 보여준다. 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실질적 개선보다, 기념일이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성과’를 과시하는 데 집착하는 것이다. 동물원을 세웠다는 선전은 결국 체제 유지의 또 다른 도구일 뿐, 인민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