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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77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자강도의 신연공예작물농장과 위원군 읍농장에서 진행된 새집들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사회주의 농촌의 새로운 발전면모”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이 같은 선전은 북한 농촌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 현실을 가리는 얄팍한 선전술에 불과하다.
보도는 김정은의 ‘인민대중제일주의’에 의해 농촌 근로자들이 무상으로 “멋쟁이 새집”을 제공받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 농민들의 삶은 기초 식량난과 농자재 부족,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지역의 전시용 마을에 집중된 건설 사례를 전체 농촌의 ‘새 모습’으로 포장하는 것은, 대다수 농민이 여전히 흙벽집과 초라한 오두막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새집들이 행사에는 도당과 정권기관 일꾼들이 동원되어 ‘당의 은덕’을 찬양하는 연설과 토론을 이어갔다.
농민들은 생활 향상의 주체가 아니라 ‘충성과 애국의 구슬땀’을 요구받는 대상으로만 취급된다. 새집 분양조차 ‘허가증’을 통해 통제되며, 이는 주거권이 인민의 권리가 아니라 권력의 시혜임을 드러낸다.
북한 당국은 수십 년간 ‘사회주의 농촌문화주택’이나 ‘농촌문명화’라는 이름으로 건설 프로젝트를 반복해왔다. 그러나 농촌의 전반적 생산 기반은 여전히 낙후되어 있고, 식량난 해결은 요원하다. 눈에 띄는 몇몇 마을을 화려하게 꾸며 외신과 선전 매체에 내세우는 방식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연장일 뿐이다.
신문은 농민들이 “꿈같은 현실”이라며 감격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는 체제 선전에 맞춘 의례적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농민들이 원하는 것은 선물 같은 ‘문화주택’이 아니라, 안정적인 식량 생산과 합리적 유통 체계, 그리고 자유롭게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권리다.
자강도의 새집들이 보도는 북한 정권이 체제 홍보용으로 농민의 삶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일부 주민에게 제공된 전시용 주택이 북한 농촌의 전반적 현실을 대변할 수는 없다.
‘문화농촌’이라는 선전 구호 뒤에 가려진 것은 여전히 만성적 기근, 농업 생산의 구조적 취약성, 그리고 인민을 정치적 동원의 대상으로만 보는 정권의 본질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