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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79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두메 산간에 꽃펴난 사회주의 문화농촌의 새 풍경”이라며 전천군 운송농장 새집들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새로 건설된 문화주택과 원림, 공동축사를 당의 은정으로 포장하며 농촌 혁명의 성과라고 선전했지만, 실제 주민들의 삶과는 괴리가 크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노동신문은 ‘아담한 문화주택’과 ‘이채로운 원림경관’을 강조했지만, 이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치장이다. 정작 주민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 전력과 의료 서비스다. 북한 농촌은 만성적인 비료·농기계 부족과 기후재해로 인해 생산성이 극도로 낮아졌는데, 주택 몇 채 신축으로 이를 가릴 수는 없다.
행사 연설에서는 주민들에게 “쌀독을 책임진 주인답게 힘과 정열을 다하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는 농업 생산을 주민의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정치적 구호일 뿐이다.
농민들은 국가의 계획경제에 묶여 자율적 경작이나 자유로운 분배 권리를 갖지 못한 채, 단지 “당의 은덕에 보답”해야 하는 수동적 존재로 묘사된다.
기사 속 작업반장은 “한날한시에 현대적인 살림집을 무상으로 받았다”고 감격을 토로했지만, 실상은 주거 안정이 아니라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한 선전 장치에 불과하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새집을 배정하면서도 이를 정치적 충성의 증표로 만들고, 심지어 예술선동대 공연까지 동원해 집단적 감정 조작에 나섰다.
북한이 자랑하는 ‘문화농촌’의 외형은 화려할지 모르지만, 농민들의 삶을 바꾸는 구조적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식량난, 농업 생산성 저하, 자유의 부재라는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떤 ‘문화주택’도 농민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결국 이번 ‘새집들이’는 주민 생활 개선의 실질적 성과가 아니라, 당과 지도자의 은덕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무대에 불과하다.
북한 당국이 내세우는 ‘사회주의문화농촌’은 선전용 간판일 뿐, 농민들에게는 여전히 허기와 강요된 충성만이 남아 있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