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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80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월 12일자 보도를 통해 박태성 내각총리가 평양과 신의주 일대 주요 공사 현장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살림집 건설, 화학섬유공장, 철도·제방 공사, 중기계기업소 등을 두루 돌며 ‘질 보장’과 ‘현대화’를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는 늘 그렇듯 체제 선전의 반복에 불과하며, 실제 주민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화성지구 4단계 살림집 건설은 북한 당국이 내세우는 대표적 선전사업이다. 총리는 현장에서 공법 준수와 원림녹화를 강조했지만, 실제 문제는 주택 공급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북한 주민들은 만성적인 전력난, 자재 부족, 부실시공으로 인해 제대로 된 주거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건설로는 주민 생활 향상이 아니라 ‘과시용 건물’만 늘어날 뿐이다.
신의주화학섬유공장에서의 ‘종이 생산 현황 점검’ 역시 현실과 괴리돼 있다. 북한은 여전히 기초적 산업재와 생활필수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과학기술력 제고’라는 추상적 구호만 되풀이된다. 기계 설비 현대화도 자재와 부품 수급의 한계 속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위화도 인근 철도와 제방 공사 현장 시찰은 중국과의 무역 물류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주민 생활 향상보다는 ‘대외 교역로’ 확보가 우선 과제라는 점에서, 당국의 시선이 내부 민생보다는 외부 체제 유지에 더 집중돼 있음을 드러낸다.
대안중기계련합기업소에서의 지시는 ‘주물, 주강품의 질 결정적 향상’이라는 비현실적 과제에 치중한다. 북한의 낙후한 산업 구조와 만성적 자재 부족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구호에 불과하다. ‘인민경제 보장’이라는 말은 들리지만, 정작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개선은 뒤로 밀려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강조한 ‘협의회’와 ‘토의대책’은 늘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한다. 자재 보장, 건설 감독, 인재 관리, 협동품 생산 조직 등은 매번 등장하는 상투적 표현일 뿐 실제 개선을 담보하지 못한다.
박태성 총리의 이번 현지 시찰 역시 주민들의 삶과 거리가 먼, 체제 선전용 ‘현장 쇼’에 불과하다. 북한이 진정으로 내세워야 할 것은 ‘성과 포장’이 아니라, 식량·의약품·전력 등 기본 민생 문제 해결이다. 그러나 그 길은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