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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80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조국해방전쟁 시기 1211고지 전투에서 채택된 ‘당세포총회 결정서’를 길게 소개하며, 이를 오늘날 당 결정을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사는 전쟁세대의 희생을 미화하며, 오늘날 북한 주민들이 직면한 빈곤과 억압의 현실을 은폐하는 전형적인 체제 선전이다.
노동신문은 "일보도 퇴각하지 말라", "목숨이 붙어있는 한 끝까지 싸우라"와 같은 구호를 오늘날 청년들에게 본받을 교훈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이는 당시 병사들의 실제 고통과 강제성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 충성과 희생을 미덕으로 포장하는 서술이다.
당시 병사들의 삶은 극심한 물자 부족과 강압적 동원 속에 진행되었으며, "당결정 집행"은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강요된 운명이었다. 그럼에도 노동신문은 이를 "가장 큰 영광"으로 미화하며 현재의 청년 세대에게 그대로 따르라고 강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전쟁 시기 짧은 결정서를 "수령에게 바친 맹세"라 칭하며, 오늘날 5개년 계획 완수를 위한 "마지막 공격전"과 연결한다. 이는 경제난과 식량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에게 "목숨을 걸고 당 지시를 따르라"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현실적으로 북한 주민들이 겪는 문제는 식량 부족, 전력난, 의료 부재이다. 하지만 당국은 이를 해결하기보다는 "당의 결정 관철"이라는 추상적 명분을 내세워 고난을 정당화하고 있다.
기사 속 문구 ― “김일성장군의 노래를 부르며 싸우라”, “수령의 명령은 목숨보다 무겁다” ― 는 모두 개인의 생존보다 체제와 수령을 우선시하는 사상 주입을 드러낸다. 진정한 애국심은 주민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는 데 있어야 하지만, 북한 당국은 이를 철저히 왜곡하여 지도자 개인 숭배로 치환한다.
노동신문이 강조하는 "전쟁 세대의 결정서"는 실제로는 주민에게 체제 충성만을 강요하는 정치적 도구다.
오늘날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목숨을 바치는 맹세가 아니라, 자유롭게 말하고 살 수 있는 권리와 기본적인 인간적 생활 조건이다. 전쟁 영웅담의 끊임없는 소환은 결국 이러한 현실 문제를 가리기 위한 연막일 뿐이다.
북한 정권이 진정으로 배워야 할 것은 "결사 집행"이 아니라, 주민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하는 국가 운영 방식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