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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80 |
일본 조선신보는 9월 12일자 기사에서 평양도시경영기술대학 강좌장 김경숙을 ‘생태환경 개선에 이바지한 학자’로 선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7년 전 사료 문제 해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최근에는 ‘위생곤충 구제용 살충등’을 개발해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보도는 전형적인 북한식 성과 포장에 불과하다.
조선신보는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가 위생곤충의 발생을 증대시킨다”는 점을 언급했지만, 정작 북한 내부의 더 심각한 문제―하수 처리 시설의 미비, 쓰레기 소각의 무분별성, 농약 남용, 산림 황폐화―는 언급하지 않는다.
살충등 몇 개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학자의 애국적 연구 성과’로 치환하며 본질적 위기를 은폐하는 것이다. 이는 주민들에게 과학적 진실을 알리는 대신 체제 선전에 동원된 사례다.
김경숙의 연구 업적이 실제로 현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는 외부에서 검증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 언론은 개인의 학문적 연구를 반드시 “당의 현명한 영도 아래”라는 틀에 끼워 넣어 체제 우월성으로 연결시킨다.
학문적 독창성보다는 ‘애국풀’이나 ‘살충등’ 같은 상징적 성과물로 포장해 주민들에게 과학 발전과 생활 향상을 체감시키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살충등 개발을 ‘나라의 생태환경 개선’으로 과장하지만, 주민들이 실제로 겪는 문제는 위생곤충이 아니라 식수 부족, 의료 서비스 붕괴, 기초 의약품 부족이다. 즉, 근본적 생활 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채 보여주기식 성과물만이 홍보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학 연구가 인민 생활 향상이 아니라 체제 선전용 전시물로 전락했음을 방증한다.
조선신보의 이번 보도는 북한이 어떻게 ‘과학 성과’를 미화하여 체제의 이미지를 세탁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살충등 개발이 아니라 근본적인 환경 정책 개혁과 국제 협력 없는 한, 북한 주민의 생태환경은 개선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실질적 문제 해결이 아닌 ‘성과 신화’ 생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