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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커크의 베우자인 에리카가 Turning Point USA 스튜디오에서 연설하는 모습 - 인터넷 캡쳐 |
지난 10일 미국 유타주 대학 강연 도중 총격을 받아 숨진 보수 청년운동가 찰리 커크(Turning Point USA 대표)를 향한 추모 물결이 미국 사회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그의 배우자 에리카 커크가 남편 사망 이틀 만인 12일 공개적으로 입을 열었다.
에리카는 이날 오후, 남편이 생전에 진행하던 팟캐스트 스튜디오에서 11분간의 추모 연설을 통해 “찰리는 늘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나 역시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남편의 사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커크의 죽음은 더 큰 함성으로 퍼질 것
에리카는 연설에서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시에 이를 계기로 보수 운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녀는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사랑과 지지를 직접 보았다”며 “남편을 암살한 자들은 오히려 내 안에 불을 붙였다. 찰리가 세운 보수 운동은 사라지지 않고 미 전역에서 함성처럼 계속 울려 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라디오와 팟캐스트 방송을 이어가고, 앞으로 수년간 더 많은 캠퍼스를 직접 찾아 젊은 세대와 소통하겠다”며 활동 지속을 선언했다. 아울러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터닝포인트 USA 지부에 가입해 함께하라”고 호소했다.
터닝포인트 USA와 보수 청년 운동의 상징
찰리 커크는 2012년 하퍼 칼리지 재학 중 ‘터닝포인트 USA’를 창립했다. 이 단체는 캠퍼스 내 진보적 PC문화와 ‘워크(woke)’ 조류에 맞서는 보수주의 플랫폼으로 성장, 현재 대학 800여 곳과 고등학교 1000여 곳에 지부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선 경합주에서 2030세대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도전에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족의 비극과 정치권의 추모
찰리와 5세 연상인 에리카는 2021년 결혼해 세 살 딸과 한 살 아들을 두고 있었다. 에리카는 “딸아이가 ‘아빠는 어디 있느냐’고 물었을 때 ‘아빠가 널 정말 사랑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순간부터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정치권의 애도도 이어졌다. 유타주와 FBI는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22세)을 체포했다고 발표했으며, J. D. 밴스 부통령은 직접 공군 2호기에 커크의 관을 실어 운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로빈슨에 대한 사형을 요구하며 다음 주 열릴 장례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에리카는 “남편은 대통령님을 사랑했고, 대통령님도 남편을 사랑한다는 걸 알았다”며 두 사람의 특별한 우정을 언급했다.
결코 꺼지지 않을 목소리
에리카 커크의 이날 연설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남편이 남긴 유산을 미래 세대 속에 새롭게 심겠다는 선언이었다. “찰리의 지혜와 목소리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더 크게, 더 선명하게 세상에 울려 퍼질 것이다.”
미국 보수 진영의 젊은 얼굴이었던 찰리 커크의 죽음은 한 가정의 비극에 그치지 않고, 미국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또 하나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