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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81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우리 원수님의 믿음과 사랑이 있어 애국의 열정은 끝없이 샘솟습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선전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속에서 반복되는 표현은 ‘영광의 기념사진’, ‘총비서의 하늘 같은 은덕’, ‘평범한 근로자를 영광의 단상에 올려주신 은혜’다. 그러나 이 화려한 수사는 실질적인 삶의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노동신문은 로력혁신자와 공로자들이 김정은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만으로 “최상의 영광”을 누린 것처럼 포장한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사진이 아니라 안정된 식량 공급, 의료 서비스, 생활 필수품이다.
사진 한 장을 영광으로 포장하는 것은 체제의 빈곤을 가리기 위한 전형적인 상징 조작에 불과하다.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평생을 광산, 농장, 공장에서 땀 흘린 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의 묵묵한 수고가 국가 유지의 기반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받는 대가는 ‘기념사진 한 장’과 ‘원수님의 미소’로 대체되고 있다.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적 권리를 ‘지도자의 사랑’으로 치환하는 것은 사회주의 체제의 구조적 실패를 은폐하는 방식이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의 행위를 “하늘 같은 은덕”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이는 ‘인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사회주의의 기본 명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근로자의 성과는 제도적 보상과 사회적 안전망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개인의 성취조차 전적으로 ‘원수님의 은혜’로 귀속된다. 이는 곧 인민을 체제와 수령에 종속시키는 정치적 장치일 뿐이다.
기사는 반복적으로 눈물과 감격, 충성의 맹세를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 주민들의 일상은 만성적 식량난, 에너지 부족, 자유 제한으로 점철되어 있다. “기계바다를 펼쳐주셨다”, “하늘 같은 사랑” 같은 과장된 표현은 그들의 곤궁한 삶과 괴리될 뿐 아니라, 오히려 체제의 무능을 스스로 증명하는 역설이 된다.
노동신문이 묘사한 ‘영광의 순간’은 근로자들에게 실질적 보상이 아니라 체제 충성의 증거로 활용된다. 인민의 노동은 국가의 유지에 절대적이지만, 그 대가는 생활 향상이 아닌 ‘사진 속 영광’과 ‘지도자의 미소’로 환원된다.
결국 북한의 이른바 ‘사랑과 믿음’은 인민을 주체적 존재가 아닌 수령의 은혜에 의존하는 피지배자로 묶어두는 수단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