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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서울 중앙우체국 앞에서 집회를 시작한 참가자들은 중국 대사관 앞을 향해 행진한다. 대학생, 퇴역 군인,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며, 이들은 한미 양국 국기를 흔들고 북과 징을 울리며 “CCOUT(중공 타도)”를 외친다. 중국어 정체자로 쓰인 “천멸중공” 깃발은 시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금요일 집회에는 경찰 추산 약 1,000명이, 주최 측 추산으로는 2,000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다. 폭우 예보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우산을 든 채 행진을 이어갔고, 일부 대학생들은 홍콩 ‘반송중 운동’ 당시 널리 사용된 V자형 가면을 쓰고 등장해 홍콩 민주화 운동과의 연대를 표현했다.
참여자 강 모 원장은 “명동은 중국 대사관이 있고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 상징성이 크다”며 “외국인들이 집회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명동 상가에서 일하는 중국인 교민 A씨는 “이제 한국 젊은 세대가 중국 공산당의 악을 인식하고 반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시위 참가자들을 지지했다.
한국 정부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명동 일대의 반공 집회는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하는 민주적 국가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한국 언론과 정치권이 중국 문제를 왜곡하거나 외면하고 있어, 국민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반론이 제기된다.
명동의 집회 열기는 다른 공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대 정문 앞에서는 ‘트루스 포럼’이 주최한 특강과 집회가 열렸고, 참가자들은 ‘백지 운동’을 연상시키는 하얀 종이를 들어 올리며 중국 청년들과의 연대를 외쳤다.
미국의 정치평론가 고든 창 역시 이날 장면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서울에서도 중국 자유를 향한 연대가 울려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다시 명동으로 향할 준비를 하는 동시에, 매주 이어지는 반공 집회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적 이해와 정치적 갈등이 교차하는 현장에서, 명동은 이제 단순한 쇼핑 관광지가 아닌 자유와 인권을 둘러싼 국제적 담론의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