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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9월 13일 토요일, 영국 런던 중심부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가 수십만 명의 시민을 끌어모으며 정치·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통합의 왕국(United Kingdom of Unity)”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집회는 좌파 정부의 이민 정책에 대한 항의와 함께, 최근 피격으로 희생된 미국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를 추모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에는 세인트 조지 십자가 깃발을 흔드는 시위대가 런던 거리를 가득 메운 모습이 담겼다. 참가자들은 “우리 나라를 되찾자(Let’s Take Back Our Country)”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곳곳에서 커크의 대형 사진과 표어가 높이 들려졌다. 일부 참가자는 “언론의 자유는 죽었다. 편히 쉬소서, 찰리 커크”라는 피켓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커크의 생전 활동을 기리는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 속에는 그가 청소년 행사에서 13세 소녀에게 인생 조언을 건네는 장면이 담겨 있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집회를 주도한 영국 보수 성향 활동가 토미 로빈슨(Tommy Robinson)은 “이번 집회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언론의 자유와 전통적 영국 문화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단에서 “영국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어둠으로 갈 것인지, 위대함으로 갈 것인지, 선택의 시간은 머지않았다”고 외쳤다.
경찰은 집회 참가 인원을 약 11만 명으로 추산했으나, 주최 측은 “수백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런던 도심에서는 약 5천 명 규모의 대립 시위가 동시에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화상 연결을 통해 등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머스크는 “좌파 폭력으로 인해 우리 친구 찰리 커크가 냉혈하게 살해당했는데, 일부 좌파 인사들이 이를 축하하는 모습을 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좌파를 가리켜 “살인의 정당(the party of murder)”이라고 규탄했다.
로빈슨은 머스크가 트위터(현 X)를 인수한 뒤 우파 논객에 대한 계정 차단을 해제한 조치를 높이 평가하며 “그의 도움 없이는 오늘 집회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집회는 영국 정치권이 불법 이민 문제를 두고 극심한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열렸다. 최근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영국 해협을 건너 무단 입국하면서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빈슨은 “정부가 국민 보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집회가 끝난 후, 현지 언론은 이번 시위가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영국 사회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성을 둘러싼 전면적 논쟁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