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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83 |
북한 매체가 보도한 만경대혁명학원 원아들의 룡강군 병원건설장 ‘경제선동활동’은 북한 체제가 어린 학생들까지 체제 선전에 동원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겉으로는 ‘인민의 행복 창조’를 응원하는 문화공연이라 포장했지만, 실상은 군인건설자들에게 충성을 강요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맹목적 복종을 학습시키는 정치적 의식극에 불과하다.
북한은 이번 활동을 “인민에 대한 당의 열화 같은 진정과 웅대한 구상”을 받드는 자리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병원 건설의 필요성, 의료 인프라의 열악함, 주민 건강권 보장 문제다.
당국은 이러한 현실은 외면한 채, 건설 노동자들을 ‘당중앙의 믿음을 받드는 충성의 병사’로 미화하며 정치적 충성심만 강조하고 있다.
만경대혁명학원은 원래 항일유격대 출신과 고위 간부 자녀들을 교육하는 특수학교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에서 학생들이 부른 노래는 〈우리 원수님 최고야〉, 〈당이여 나의 어머니시여〉 등, 사실상 김정은 개인 숭배와 당 찬양 일색이었다.
어린이들에게 음악과 예술이 창의성과 자유를 키우는 도구가 아니라, 체제 충성 훈련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육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행위다.
북한이 말하는 ‘경제선동’은 노동의 가치와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강제노동을 정당화하고 희생을 미화하는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 건설자들의 땀과 헌신은 당국의 무능한 경제 정책과 자원 배분 실패를 가리기 위한 선전의 재료로 활용될 뿐이다.
진정한 경제 발전은 자유로운 참여와 합리적 제도에서 비롯되지만, 북한은 여전히 ‘결사관철’이라는 구호 속에 집단적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
공연은 결국 〈우리의 국기〉, 〈번영의 이 길 따라〉 같은 집단 찬가로 끝났다. 이는 ‘모든 어려움을 당의 지도 아래 극복한다’는 전형적 패턴으로, 주민들의 현실적 고통을 집단적 환상 속에 묻어버리는 수법이다. 군인건설자와 어린 학생들이 함께하는 이 장면은, 마치 정치적 집단 최면극을 보는 듯하다.
북한이 자랑하는 이번 ‘경제선동활동’은 병원 건설의 진전이나 주민 삶의 개선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체제 선전과 충성 강요, 그리고 어린 세대의 사상 통제를 위한 정치적 도구일 뿐이다.
병원이 진정 주민을 위한 것이라면, 아이들의 노래와 선전 공연이 아니라 투명한 자원 투입과 의료 접근권 보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