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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85 |
북한 노동신문은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대렬’이 평양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며 마치 전국적인 애국 열망이 자발적으로 분출되는 듯이 묘사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실상 주민들에게 강요된 충성 의례에 불과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민생 현실과는 괴리된 정치 선전극일 뿐이다.
노동신문은 각 도·군의 주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대렬을 맞이하고, 꽃다발을 흔들며 환송하는 장면을 상세히 서술한다. 그러나 이는 북한 특유의 ‘집단적 동원’의 전형적 모습이다. 주민들이 진심으로 환호해서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강제된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정치적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이다.
가난과 식량난에 허덕이는 현실 속에서 ‘충성 편지’가 평양으로 달려가는 장면은 오히려 주민들에게 또 하나의 고역일 뿐이다.
기사 속에서는 농촌 마을, 공장, 온실 농장 등 ‘당의 은덕’으로 세워진 건물들이 강조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 부족과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농업·공업의 생산 기반은 국제 제재와 구조적 비효율로 인해 붕괴 상태에 가깝다.
주민들의 생존 문제 해결은 뒷전이고, 충성의 형식적 편지만 강조하는 모습은 체제가 인민을 위한다는 주장과 정반대로 드러난다.
편지 이어달리기 행사는 김정은 개인숭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상징적 이벤트다. 기사 속 표현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은정’, ‘어머니당의 사랑’과 같은 미사여구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주민들의 실제 목소리를 반영하기보다, 지도자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을 강요하는 ‘정치적 연극’의 대본에 불과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와 단절된 상황에서 ‘온 나라 인민이 하나로 뭉쳤다’는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연출하며 체제 결속을 꾀한다. 그러나 편지 이어달리기 행사는 외부 세계가 볼 때 ‘전체주의적 충성 의식극’에 불과하며, 주민들이 정치적 자유와 생존권을 잃은 채 집단 퍼포먼스에 동원되는 실상을 보여준다.
노동신문이 강조한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는 결코 자발적인 민심의 분출이 아니다. 그것은 주민들의 삶과 무관한 강요된 집단 행위이며, 현실의 민생 고통을 가리는 정치 선전용 의식극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이 진정으로 강조해야 할 것은 ‘편지 이어달리기’가 아니라 주민들의 배고픔과 빈곤 문제 해결일 것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