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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85 |
조선신보가 대대적으로 보도한 재일조선학생중앙체육대회 가라데 경기 소식은 겉으로 보기에 학생들의 땀과 노력,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는 기사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 대회는 단순한 체육 활동을 넘어 북한식 정치 선전과 조직 동원의 일환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일본 각지의 조선학교 학생들이 모여 경기를 펼쳤다고 소개되었지만, 실상은 체육이라는 이름 아래 학생들을 체제 충성 교육의 장으로 묶어두는 행사다.
조선신보는 경기 성적과 선수들의 기쁨을 강조하면서도, 곳곳에서 “성원”과 “방조”라는 표현을 통해 재일본조선인체육련합회, 가라데도협회 등 친북 조직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이는 학생들의 성취보다 ‘조직에 대한 고마움’을 앞세우도록 유도하는 전형적인 선전 방식이다.
대회 참가자들의 인터뷰 또한 문제적이다. 우승을 차지한 학생들이 감사의 말을 전하는 대상은 개인의 노력이나 가족이 아니라, “감독 선생님과 선후배, 졸업생” 그리고 나아가 “동무들의 성원”이다.
개인적 성취가 곧 집단의 영예로 전환되는 이 구조는 북한식 집단주의와 충성 문화의 전형적인 재현이다. 학생들의 성장과 스포츠의 본질적 의미는 사라지고, 체제와 조직에 봉사하는 ‘훈육된 인재상’만이 강조된다.
또한 조선신보는 대회를 일본 사회의 체육행사와 동등한 ‘민족교육 체육’으로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일본 내 소수 학생들을 특정 이념에 가둬두는 폐쇄적 활동에 가깝다.
일본의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스포츠 클럽과 전국 대회에 참여하는 것과 달리, 조선학교 학생들은 이처럼 제한된 무대에서 체육 활동조차 정치적 색채로 얼룩진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학생들의 사회적 통합과 미래 진로에 오히려 제약을 가하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체육대회가 끝나면 ‘표창’과 ‘우수선수 시상’이 이어지는 형식 역시 정치적 의미가 짙다. 순수한 스포츠 정신보다, 충성심과 집단적 성과를 선전할 수 있는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 내 ‘로력영웅’ 만들기와 같은 구조를 일본 내 조선학교에서도 반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선신보가 내세운 가라데 경기 보도는 표면적으로는 청소년 스포츠 축제처럼 보이지만, 그 실체는 북한식 집단주의와 정치 선전을 일본 땅에서 재현하는 행사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스포츠 정신을 배우는 대신, 체제 충성을 강요받는 ‘훈련된 배우’로 길러지고 있다.
결국 이번 대회는 스포츠를 통한 성장의 무대가 아니라, 충성 재생산을 위한 선전의 무대였다는 점에서 본질적 한계를 드러낸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