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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87 |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김정은의 신의주 온실종합농장 건설 현지지도는 전형적인 체제 선전의 사례다.
기사에서는 김정은의 “원대한 구상”과 “보물섬으로 변한 위화도”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지역 개발을 체제 성과로 포장한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온실농장 건설에 투입된 것은 전문 인력이 아니라 군부대와 청년돌격대다. 이는 농업 현대화를 위한 과학적 기반이나 합리적 설계보다 정치적 동원을 우선시하는 체제의 민낯을 보여준다.
수많은 청년과 군인이 ‘애국적 투쟁’이라는 명목 아래 값싼 노동력으로 혹사당하는 구조는 경제적 효과보다 정치적 충성심 과시가 목적임을 말해준다.
김정은은 이번 현지지도를 통해 “앞으로 10년, 20년 안에는 전국을 인민의 이상향으로 바꾸겠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이미 수십 년 동안 비슷한 약속을 들어왔다.
평양, 원산, 삼지연 등 수많은 ‘기념비적 건설사업’이 강조됐지만, 지역 주민의 실질적 삶은 개선되지 않았다. 온실농장이 과연 주민들에게 안정적 식량 공급을 보장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보도는 “제방 영구화, 경관 조성, 록지화”를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규모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 특히 큰물 피해가 잦은 위화도 지구를 ‘보물섬’이라 치켜세우지만, 근본적인 수해 방지 대책과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마련은 뒷전이다. 결국 보여주기식 시설물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사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주민들의 생활 향상이 아니라 “당 제9차대회에 바치는 선물”이라는 정치적 의미다.
다시 말해, 농장은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권력 과시용 정치 무대에 불과하다. 주민들은 여전히 식량난, 전력난, 주거난에 시달리는데, 체제는 ‘대농장도시’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허구의 번영을 포장하고 있다.
신의주 온실종합농장 건설은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생활개선이 아닌 체제 선전과 권력 미화에만 매달리고 있음을 다시금 보여준다. ‘대농장도시’의 화려한 수사는 결국 굶주리는 주민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