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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87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당정책이 꽃피운 새 생활, 새 문명」이라는 기사에서 새로 지어진 농촌 살림집과 농장원들의 생활 변화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기사 속 농민들은 ‘집안팎을 잘 꾸미며 문화 수준이 높아졌다’, ‘과학농사의 열의가 넘친다’, ‘서로 돕고 이끄는 집단주의가 만발했다’며 당의 은덕을 찬양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전형적인 선전용 서사에 불과하다.
북한 농촌은 여전히 만성적 식량난과 열악한 위생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농민들은 자급자족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노동신문은 ‘희한하다’, ‘락원 같다’는 수식어로 치장하며 농민들의 어려움을 철저히 가려버린다. 국가가 지어준 집이 ‘자손 대대로 물려줄 희망의 보금자리’라는 표현은 실제 주민들의 생활고와 맞지 않는 과장된 표현이다.
기사 속 농민들은 새 집과 새 환경을 자랑하며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은덕”을 연발한다. 하지만 이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내뱉는 목소리라기보다, ‘당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선전 구호에 따라 조작된 집단적 언술이다.
집단주의 미화와 충성심 고취는 북한 당국이 늘상 사용하는 통치 방식으로, 실제 농민들의 개별적 고통과 목소리는 사라진다.
북한 정권은 몇 년 전부터 전국 각지에 신식 살림집을 대거 건설하며 이를 ‘새 문명 건설’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건설은 부실 자재와 속도전 위주의 시공으로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또한 전력·연료·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새집 선전’은 보여주기식 업적 과시에 불과하다.
노동신문은 농민들이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친척들에게 집자랑 전화를 한다거나, 일군들이 주민들의 불편을 수시로 챙긴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화 사용조차 감시·통제의 대상이며, 주민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며 체제 선전에 동원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는 농민들의 삶이 당의 은혜에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노동신문이 묘사하는 ‘새 생활, 새 문명’은 주민들의 현실을 왜곡하고 정권의 업적을 미화하는 선전 서사일 뿐이다.
북한 농촌은 여전히 식량난과 자원 부족,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당국은 ‘락원’이라는 허상으로 체제를 미화하기보다, 실질적인 농업 개혁과 주민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현실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도·윤 <취재기자>